가계 빚 '사상최대 1468조원'… 증가폭은 완화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올해 1분기 가계대출이 1468조원을 기록하며 사상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면, 대출 증가폭은 다소 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18년 1분기 중 가계신용'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계신용은 지난해 12월 말에 기록한 1450조8000억원보다 17조2000억원 증가한 1468조원을 기록했다.

가계가 은행, 보험사,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각종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을 합친 통계인 가계신용은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한은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후 최대 가계신용 잔액이다.

하지만 올 1분기 가계신용 증가액은 지난해 2분기 28조8000억원, 3분기 31조4000억원, 4분기 31조6000억원에서 줄어들었다.

16조6000억원이 늘어났던 전년 동기와 대비해서는 증가했으나 20조6000억원이 증가했던 2016년 1분기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가계신용의 전년 동기 대빈 올해 1분기 증가율은 8.0%로 2015년 1분기에 기록한 7.4% 이후 3년 만에 최저였다.

하지만 가계신용은 소득보다 빠르게 증가하며 가계 부담이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분기별 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은 2015년에서 2017년 사이 3~5%대에 그쳤다.

부문별로 가계대출은 1분기 말 3달 새 16조9000억원 증가한 1387조원이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는 올해 1분기 3.68%로 2014년 3분기에 기록한 3.82%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668조9000억원으로 8조2000억원 상승했다. 상호금융,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간 가계대출은 7000억원 증가한 31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보험, 연금기금, 카드사 등 기타금융기관 가계대출도 403조5000억원으로 8조원 상승했다. 판매신용도 81조원으로 3000억원 증가했다.

예금취급기관 주택담보대출은 4조1000억원 증가한 582조4000억원이었다. 이는 2015년 2분기에 기록한 3조원의 감소폭 이후 최소치다. 주담대 중심 각종 규제 정책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주담대를 받지 못한 차주가 넘어가면서 기타대출 잔액은 401조원을 기록하며 400조원대에 진입했다. 전 분기 대비 4조9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기타대출 증가세가 주담대 증가세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고신용자 중심으로 신용대출을 늘어나고 있어 리스크 요인으로 보긴 어렵다"며 "3월부터 새로운 대출 규제 정책이 도입된 만큼 기타대출 증가세도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