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현대차 코나, 기아차 스토닉, 쌍용차 티볼리 아머, 한국지엠 트랙스, 르노삼성 QM3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지난해 신차가 대거 투입되면서 혼전 양상을 보인 국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이 현대자동차 코나와 쌍용자동차 티볼리의 2파전으로 굳어졌다.

2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산 소형 SUV 모델로는 현대차 코나와 쌍용차 티볼리, 기아자동차 스토닉, 르노삼성자동차 QM3, 한국지엠 트랙스 총 5개 차종이 포진해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국산 소형 SUV 시장은 티볼리의 독주체제 아래 트랙스와 QM3가 뒤를 쫒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같은해 하반기에 코나와 스토닉이 합류하면서 소형 SUV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맞았다.

2013년부터 형성된 국산 소형 SUV 시장은 연 1만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빠르게 성장했고 지난해 11만6712대의 규모로 확대됐다.

특히 코나와 스토닉이 등장하면서 소형 SUV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해 6월 소형 SUV 시장 규모는 7505대에 불과했지만, 코나와 스토닉의 판매량이 집계되기 시작한 7월에 전월 대비 1.5% 확대된 1만1627대가 팔렸다.

쌍용차와 르노삼성, 한국지엠은 코나·스토닉을 견제하기 위해 상품성 개선 모델을 잇따라 출시했고 소형 SUV 판매는 더욱 늘었다. 쌍용차는 디자인을 변화하고 주력 트림의 가격대를 인하한 '티볼리 아머'를 새롭게 출시했다. 르노삼성은 상품성을 대폭 강화한 '뉴 QM3'를, 한국지엠은 첨단 안전사양을 기본 적용한 연식변경 모델 '2018년형 더 뉴 트랙스'를 선보였다.

현대차 코나(왼쪽), 쌍용차 티볼리 아머

대규모 신차의 영향으로 소형 SUV 시장은 꾸준히 월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국산차 시장의 주류로 부상했다. 지난 9월에는 월판매 대수가 역대 최고치인 1만4352대를 기록했다.

또 지난 12월에는 티볼리 4885대, 코나 2618대, 스토닉 1813대, 트랙스 1548대, QM3 1211대 판매를 기록, 차종간 격차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 들어서부터 소형 SUV 시장은 코나와 티볼리의 양강구도로 압축되고 있다. 지난 1~4월 누적 판매 대수는 코나 1만4461대, 티볼리 1만3335대, 스토닉 6715대, 트랙스 2912대, QM3 2161대로 집계됐다.

코나는 출시 1년을 바라보고 있지만, 여전히 월평균 3610여대 이상씩 팔리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현대차의 첫 소형 SUV인 코나는 '스마트한 챌린저'를 지향하는 젊은 감성을 가진 이들을 주 고객층으로 한다. 실용성과 경제성 등 기존 소형 SUV 장점에 스타일과 주행성능, 안전, 편의사항을 대거 탑재했다. 특히 경쟁 모델의 단점을 보완한 점이 많은 소비자의 선택으로 이어지고 있다.

코나와 쌍벽을 이루는 티볼리는 월평균 3330여대씩 판매되고 있다. 2015년 첫 출시 이후 3년간 소형 SUV 최강자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올 들어 코나에게 1100여대 차이로 1위를 내주고 있다. 가성비를 내세운 티볼리는 2000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책정해 첫차 수요를 흡수했다. 또 동급 최고 수준의 첨단 안전 사양을 채택했고 다양한 엔진 라인업과 롱휠베이스 모델 등을 확보하며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혔다.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위해 주문 제작형 모델인 '기어 에디션'도 내놨다.

기아차 스토닉

소형 SUV 판매 하위 3개 차종은 불안정한 시장 진입과 모델 노후화 및 브랜드 신뢰도 하락, 가격경쟁력 상실 등 각각의 이유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시장 3위인 스토닉의 판매 실적은 상위 2개 차종의 절반 수준에 그지만, 당초 설정한 판매 목표는 차근차근 채워가고 있다. 기아차는 스토닉의 월별 판매 대수를 1500대, 연간 1만8000대로 설정했다. 스토닉은 올 들어 4월까지 월평균 1670대씩 판매되고 있다. 스토닉은 디젤 모델 중 유일하게 1800만원대부터 시작되는 가격 경쟁력과 높은 연비 효율성을 확보했다. 다만 소형 SUV 판매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가솔린 모델이 뒤늦게 출시되면서 주도권 장악에 실패했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국지엠 트랙스는 국산 소형 SUV 시장의 '개척자'로 불린다. 하지만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태와 모델 노후화 여파로 판매 실적은 꾸준히 줄고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경영난에 빠졌다.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 철수설까지 불거지면서 브랜드 신뢰도는 하락했고 판매 감소로 이어졌다. 트랙스는 지난해 꾸준히 월 1400여대씩 팔리며 스테디셀링카 역할을 해왔지만, 모델 노후화와 철수설이 맞물리면서 월 400대 판매 수준으로 떨어졌다. 트랙스의 부진은 후속 모델이 생산되는 2019년 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르노삼성 QM3는 지난해 하반기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를 거쳤지만 신차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경쟁 차종 대비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 가격 때문에 판매는 오히려 줄고 있다. QM3는 전량 수입해 판매되고 있어 가격은 이 다소 높게 책정된 상황이었다. 특히 페이스리프트로 일부 사양이 추가되면서 가격은 더욱 상승했고 경쟁력은 약화됐다. 또 디젤 단일 엔진으로 운영된다는 '핸디캡' 때문에 월 500여대 판매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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