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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과 세금증세 논란양도소득세 중과 따른 거래절벽과 세수감소, 보유세 인상으로 보전하나?

‘이로동귀(異路同歸)’는 가는 길은 각각 다르나 닿는 곳은 같다는 뜻의 사자성어로 방법은 다르지만 그 결과는 같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필자는 지난 4월말 국토교통부에서 공시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 평균 공시가격이 11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는 기사를 보고 ‘이로동귀’를 떠올렸다.

현 정부에서는 실수요 목적 보유가 아닌 투자 또는 투기 목적의 다주택보유자에 대한 제재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왔으며 꽤 오래전부터 제재의 마지막 단계인 보유세 카드를 검토하고 있었다고 한다.

언뜻 보기에 보유세를 인상한다면 단순히 세율 인상만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세금이라는 것은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여 세액을 산출하고 거기다가 각종 세액공제 등을 차감하여 구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율 인상뿐만 아니라 과세표준 인상은 물론 세액공제 감소 역시 실질적인 세금 인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주택과 관련된 세금에는 부동산 취득에 따른 취득세, 임대사업으로 인한 사업소득세, 부동산 보유에 따른 재산세 및 종합부동산세, 부동산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 부동산 증여 상속에 따른 증여세와 상속세 등이 있다.

또한 이들 세목에 일정 비율로 부가되는 지방교육세, 지방소득세, 농어촌특별세, 지역자원시설세 등이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양한 세금 중 공동주택가격의 상승에 영향을 받는 세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정답은 상기에 기술한 전 세목에 대해 조금씩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취득세의 경우 공동주택 등을 상속 또는 증여로 취득하는 경우 유사한 매매사례가격이 없는 경우에는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과세표준이 되는 것이며, 임대사업에 따른 사업소득세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96조에 따른 임대사업자에 대한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공시된 주택가격이 6억원 이하이어야 한다.

결국 공시가격의 상승에 따라 공시가격이 6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에 대해서는 추후에 임대사업자 등록을 하더라도 소형주택의 임대에 따른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1세대 1주택자가 임대하는 주택의 임대료는 비과세 대상임에도 해당 주택의 공시가격이 9억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공시된 주택가격을 과세표준으로 하여 세금을 부과하며, 주택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의 경우 조세특례제한법 97조의 4에 따른 추가 장기보유특별공제는 공시된 주택 가격이 수도권의 경우 6억 이하여야 하고 수도권 이외의 지역은 3억 미만이어야 한다.

또한 양도소득세 계산 시 취득가액이 불분명한 경우로서 환산취득가액을 적용하는 경우 양도 당시 기준시가 상승으로 인해 환산취득가액이 낮아져 양도소득세도 인상될 공산이 크다.

결국 공동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과세표준이 늘어나거나 실질적인 공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납세자가 부담하여야 할 세금은 불가피하게 늘어난다.

이렇게 다양한 부동산 관련 국세 및 지방세는 물론 재건축부담금과 건강보험료 등 산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공동주택가격이 2018년 전국적으로 작년보다 5% 정도 올랐고 서울의 상승세는 평균보다 훨씬 가팔라 11년 만에 가장 높은 10.19%의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서울의 경우 송파 16.14%, 강남 13.73%, 서초 12.7%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상승률은 다른 지역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높았다.

이와 같은 공동주택 공시가격의 상승으로 공시가격 9억 미만 주택이 9억 초과 주택으로 전환되는 가구가 4만 8천 가구 정도가 늘어나 지난 해 9만여 가구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었던 것에 반해 올해는 14만가구정도가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될 예정이다.

현재 시세의 70% 정도에 불과한 공동주택가격의 현실화를 통하여 세금을 인상하는 것은 시가에 따른 세금 부과를 원칙으로 하는 세법 측면에서 보았을 때 타당하고 각종 과세에 있어서 납세자의 부담능력에 맞게 공평한 과세를 해야한다는 ‘응능부담의 원칙’에도 충실해 보인다.

또한 공동주택가격의 현실화는 법의 개정 없이 정부의 의지만으로도 가능한 것이고 시행절차 역시 법 개정보다는 훨씬 간편하기 때문에 행정적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정책실행의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어떠한 정책이든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이 중시 되어야 함에도 납세 당사자인 국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설득 없이 일시에 무거운 조세 부담을 지울 경우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손상됨은 물론 예측하지 못한 과세에 따른 재산상 피해 발생 등으로 조세저항이 나타날 우려도 있다.

시장에서는 금번 공시가격 상승률이 금리나 경제성장률, 물가상승률, 실질소득 증가율 등에 비해 상승폭이 너무 크고, 결과적으로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자가 일시에 50% 이상 급증한 것에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지난 4월부터 시행되는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 규정으로 부동산 거래가 급감하고 결과적으로 부족한 양도소득세 세수를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보유세 증세로 보전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으로 보고 있다.

‘모로 가도 서울로 가면 된다’는 말이 있지만, 서울로 가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을 가기 위해선 순차적으로 올라 타야하는 도로가 있을 것이다. 현 정부가 국민을 태우고 가는 버스라면 서울로 가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길을 선택하되 국민들에게 어떤 길로 어떻게 몇 시간 안에 목적지에 도달할지 충분한 안내와 소통을 나누면서 운행하길 기대한다.

■ 약력
황희곤 논설위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세무학 석사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 3과장, 서초세무서장 역임
캘리포니아 주립대 CEO과정 부원장
세무법인 다솔 부회장(現)

황희곤  zzongyi@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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