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구광모 LG전자 상무,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가 18일 이사회를 열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를 등기이사에 선임하기로 했다. 구 회장의 와병으로 이사회에 공백이 생기면서 주주 일가 중 이사 선임의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LG 측은 설명했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그룹의 지주사인 ㈜LG의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경영승계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LG측은 “구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는 관계로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이사회에서 있었다”며 “또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구 상무는 지난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 대리로 입사해 2014년까지 근무했으며 이후 ㈜LG 시너지팀에서 근무하면서 그룹 계열사 간의 시너지 경영을 지원했다. 지난해 말 인사이동을 통해 다시 LG전자로 옮겨 핵심 사업부문인 B2B사업본부의 ID사업부장을 맡고 있다. 

현재 ㈜LG의 지분은 구본무 회장이 11.28%,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이 7.72%를 가지고 있다. 구 상무는 2007년부터 지분을 늘려오다 현재 6.24%의 지분을 확보해 3대 주주에 올라있다. 만약 구 회장의 유고가 생긴다면 구 상무가 지분을 모두 물려받게 되지만 이 과정에서 7000억원의 상속세를 내야 할 것으로 재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구 상무로 승계 구도가 결정된 만큼 구 부회장은 그룹의 일부 사업을 인수해 독립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장자 승계가 결정되면 형제들은 독립해 별도의 영역을 개척하는게 LG의 전통이었다”며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구본준 부회장도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 2030 후계자들 경영 승계 '진행 중'

구 상무가 이처럼 경영 전반에 등장하면서 재계의 ‘젊은 후계자’들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대표적인 젊은 후계자들은 김승연 회장의 3형제들이다. 

1980년대생인 3형제 중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태양광 발전 분야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동생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역시 금융 사업의 미래를 대비할 디지털혁신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한화건설 신성장전략팀에서 근무하던 막내 김동선씨는 잇따른 폭행사건으로 현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다.

한화그룹의 경우 아직 김승연 회장이 건재한 만큼 경영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진 않으나 재계에서는 태양광 사업에서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김동관 전무에게 후계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두 동생들은 잇따른 폭행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만큼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역시 3세 경영승계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난 3월 KCC가 보유한 현대로보틱스의 지분 5.1%(83만1000주)를 3540억원에 매입했다. 이후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지주로 사명을 바꾸고 그룹 전체의 지주회사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정몽준 대주주가 25.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2대 주주는 8.5%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이며 정 부사장은 3대 주주다. 

정 부사장은 앞으로 아버지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분을 인수받는 것이 과제로 남아있다. 정 이사장의 지분 25.8%를 현재 주가로 계산할 경우 약 1조8000억원에 이른다. 여기서 증여세율 50%에 최대주주 지분 상속에 따른 할증세율 10~15%를 더할 경우 1조원이 넘는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한다. 당장 경영승계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이 막대한 자금을 마련하는데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CJ의 경우 이재현 회장의 건강상태가 호전되면서 최근 경영에 복귀했지만 완치가 불가능한 유전병인 만큼 후계구도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이 회장의 자녀들인 이경후 CJ 미국지역본부 통합마케팅팀장(상무)과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은 각각 그룹 내 핵심부서에서 경영 수업을 받고 있다. 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후계구도가 명확하게 정해지진 않았지만 앞으로 승계작업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재계에서는 CJ가 일감 몰아주기를 해소하고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돌기도 했다. 

CJ올리브네트웍스를 상장한 후 지주사인 ㈜CJ와 합병하거나 오너 일가 지분을 ㈜CJ와 교환하는 방식이 거론되고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이선호 부장이 17.97%의 지분을 가지고 있고 이경후 상무가 6.91%,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CJ파워캐스트 대표가 14.83%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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