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최근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시장의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제휴는 특정 모바일 요금제를 대상으로 한시적인 프로모션을 제공하는 데 그치지만 LG유플러스는 넷플릭스를 활용한 마케팅을 본격화 한데 이어 넷플릭스와 여러 사항을 협의 중이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 인터넷TV(IPTV)에 넷플릭스 서비스가 도입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양사의 협력은 당장 가입자 확보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불공정한 수익 배분, 망 사용료 문제 등이 맞물려 넷플릭스 의존도가 과도해지는 만큼 LG유플러스의 '제살깍기식' 행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함께 나타난다. 

업계에서는 추가 논의를 통해 LG유플러스 IPTV 가입자들이 넷플릭스 콘텐츠를 이용하게 되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과 KT도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해 콘텐츠 확대하는 등 넷플릭스와 제휴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넷플릭스 제휴 관련  '제살깍기 경쟁'이 과열되면 IPTV 등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을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번 행보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 

넷플릭스는 2016년 딜라이브, 올해 1월 CJ헬로와 제휴를 맺으면서 국내 유료방송 시장 진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세계 1위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와 손잡고 자사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를 대상으로 넷플릭스 콘텐츠 3개월 이용권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프로모션은 이달 4일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진행한다. 

해당 요금제 가입자들은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1개의 넷플릭스 ID로 동시에 2개의 기기에 접속(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제 기준)이 가능하고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 노트북 등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최적화된 화면으로 고화질(HD)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 190여개국, 1억 25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세계 최대 영화, 드라마, 예능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다. 국내에서는 2016년 진출했고 봉준호 감독이 제작한 ‘옥자’를 통해 주목받기 시작했다.

넷플릭스가 이통3사 중 LG유플러스와 가장 먼저 손을 잡은 이유는 넷플릭스의 해외 진출 기조가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자를 우선적으로 공약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국내 콘텐츠 사업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차별적인 계약(수식 배분), 또 망 사용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IPTV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넷플릭스와 손을 잡으면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KT 등을 통한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시장 진출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최근 1분기 SK텔레콤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유영상 SK텔레콤 코퍼레이트센터장은 “넷플릭스와 제휴 추진 가능성은 고객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인 만큼 오픈해 검토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넷플릭스와 적절한 수익분배, 망 사용료 부분이 선제적으로 논의돼야 하며 국내 콘텐츠 생태계 영향도 면밀히 검토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세계 각국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과 9대 1 비중으로 수익을 나누고 있다. 콘텐츠 매출 중 자사가 90%를 갖고 나머지 10%를 수수료 명목으로 제공한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에서 계약할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보고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방송 플랫폼 사업자들이 을로 전락하는 '불공정 계약' 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한국방송협회도 LG유플러스의 넷플릭스 제휴가 국내 미디어 산업 생태계를 망가트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근 방송협회는 성명을 통해 “LG유플러스가 이번 제휴를 통해 국내 콘텐츠 사업자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수수료를 받으려는 것으로 보이고, 애써 구축한 고도화된 국내 통신 인프라를 헐값에 내주어 국내 콘텐츠 유통질서를 교란하고 미디어산업의 생태계를 피폐하게 만들 것이 자명하다”고 평가했다.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터넷 트래픽을 일으키는 페이스북, 구글의 유튜브 등 외국 플랫폼들은 적절한 망 사용료를 지불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주요 콘텐츠 기업이 매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망 사업자에 콘텐츠 전송 대가로 지불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넷플러스와 망 사용료 논의에도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면 이 같은 비용은 이통사들의 피해로 고스란히 전가될 수 밖에 없다는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한편, IPTV는 이동통신사 실적의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분기 3사의 본업인 무선 사업은 선택약정 등 요금 인하가 영향을 미치며 부침을 겪었지만 이동통신 외 영역인 미디어 콘텐츠, IPTV 사업에서는 호실적을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기준 IPTV 가입자 수는 1403만8842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 보다 72만4978명이 증가했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의 국내 유료 가입자 수는 20만명에서 30만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으나  IPTV를 통해 넷플릭스 콘텐츠가 공급된다면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급격히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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