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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 향배는…‘국민연금에 물어봐’현대모비스 합병 주총서 ‘캐스팅보트’ 쥘 듯…업계 일각선 ‘연금 사회주의’ 지적도
국민연금이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잇따라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해당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국민연금이 과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이어 현대모비스 임시 주주총회에서도 ‘캐스팅보드’를 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연금이 상당수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잇따른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말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ship code)’ 도입까지 앞두고 있어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해소를 위한 첫 단계로 현대모비스의 모듈 및 AS 사업부문을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현대모비스는 오는 29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현대글로비스와의 분할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업계는 오는 주주총회에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가 될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절반에 가까운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대 표를 던질 경우 현대모비스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키를 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현대모비스 지분 9.82%를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에도 운전대를 잡았다. 당시 삼성물산 지분 약 11%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 표를 던졌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민연금이 상당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에 잇따라 영향력을 행사하자 해당 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종 현안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국민연금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운영자산 규모만 약 6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은 삼성‧현대를 비롯한 국내 주요 상장사의 상당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최근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10% 이상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상장 기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84곳에 달한다. 5%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275곳까지 늘어난다.

국민연금이 가장 높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업은 LG하우시스로 14.33%를 보유하고 있다. 신세계(13.58%), 호텔신라(13.50%), CJ제일제당(13.48%), 대림산업(13.4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포스코와 KT 역시 국민연금이 지분 11.08%, 10.94%를 각각 보유하고 있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노동이사제’가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금융권도 예외는 아니다. 국민연금은 하나금융지주(9.44%)를 비롯해 KB금융지주(9.53%), 신한금융지주(9.25%), BNK금융지주(12.52%) 등의 대주주로 있다. 국민연금은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지난해 주주총회에서 상정한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안건’에 찬성 표를 던지기도 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할 예정이어서 기업들의 우려는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이 제도 도입에 대해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기업 경영의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하면 기업에 대한 정부 입김이 막강해질 것”며 “국민 노후자금으로 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연금 사회주의’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영준 기자  junhyeokyu@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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