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미성-크로바맨션 재건축은 이주 시기가 당초 계획과 달리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세입자 계약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올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이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난 경고음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강남권 재건축 단지 ‘이주시기 조정’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유관업계에 따르면 올해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3구의 재건축 이주 예상 수요는 2만 가구에 달해 전세난이 심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강남구에서는 올해 이주 개시한 개포주공1단지(5040가구)를 비롯해 일원동 대우아파트(110가구), 삼성동 홍실아파트(384가구), 역삼동 개나리4차(264가구) 등의 이주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서초구는 하반기 신반포3차·경남아파트(2673가구)를 시작으로 9월 방배13구역(2911가구), 12월 반포주공1단지(2120가구) 등 8000여 가구가 차례로 이주할 전망이다.

송파구도 7월 미성크로바(1350가구)와 10월 잠실진주(1507가구) 등이 재건축 이주에 나선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강남 재건축시장이 올해 중순부터 내년 초까지 이주가 대거 몰리며 전·월세대란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입주 물량도 이주 수요보다 적은 편이다. 올해 강남4구 입주물량은 1만5614가구로 지난해(9886가구) 보다 57.9% 증가했다. 그러나 2만 가구에 달하는 재건축 이주 수요보다 물량이 적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강남 등 서울 지역은 재건축 이주민들 탓에 전세대란이 우려되는데다, 이주를 앞둔 강남 재건축 아파트 세입자들은 상대적으로 싼 빌라나 입주 물량이 많은 용인 등 경기 남부로 이동할 확률이 크다”며 “재개발 이주자들은 인근 뉴타운 해제구역에 지어진 빌라와 다세대 주택이 많기 때문에 이곳으로 이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울시가 해당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을 ‘이주시기 조정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대규모 이주로 전‧월세시장에 혼란이 예상되면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이주시기를 심의한다. 

이주시기가 수년이상 남았을 경우 새로운 세입자를 구해 기존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이주시기 조정대상 조합원들은 철거를 앞둔 상황에서 수개월 한시적으로 거주할 세입자를 찾는 것은 쉽지 않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미성타운-크로바맨션, 진주아파트 등은 이런 영향 탓에 최근 전세값이 하락하고 있음에도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이주 시기가 당초 조합의 계획과 달리 6개월 이상 지연되면서 조합원들은 전세만료를 앞둔 기존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마련하기 위해 새로운 세입자를 찾고 나서고 있다”며 “하지만 전세가격을 수천만원 낮췄음에도 철거를 앞두고 있는 아파트에 들어오려는 세입자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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