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초대형 투자은행(IB)들의 출현으로 단기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초대형 IB들이 스타트업, 신생기업에 대한 모험자본을 공급할 수 있지만 무리한 투자를 하다가 금융시장 리스크 확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한국은행은 8일 발표한 '2017년 단기금융시장 리뷰'에서 "초대형 IB들이 원활한 자금 조달을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시하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는 단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초대형 IB는 자본금 3조원 이상 등 일정 기준을 충족한 증권사 가운데 투자은행의 주요 업무인 헤지펀드에 대한 증권대여와 자금 지원, 기업 신용공여 등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이다.

현재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메리츠종합금융증권 등 6곳이 해당된다.

정부는 자본금 규모에 따라 허용되는 신규자금조달 수단을 차별화하는데,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자본금 4조원 이상이어서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도 허용되고 있다. 다만 아직은 한국투자증권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상태다.

한은은 국내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할 때 초대형 IB의 발행 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은 단기금융시장의 수급, 금리에 비교적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초대형 IB 가운데 단기금융업무로 최초로 발행된 한국투자증권 어음의 금리는 2.3%로 금융권 기대 금리(1% 후반)를 상회하기도 했다.

다만 한은은 "이들 사업자가 발행 어음을 통한 자금 조달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당분간 단기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초대형 IB들이 스타트업, 고수익채권, 4차 산업 업종 등 신생기업, 차세대 성장 산업 등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만큼 제도가 정착하면 생산적 자본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반면 사업 확장 과정에서 수익성을 높이고자 리스크 관리에 소홀하면 금융시장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한은은 "정책당국은 향후 초대형 IB들의 투자 행태와 리스크, 중소형 증권사의 경영 상황, 단기 금융시장 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불확실성 확대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단기금융시장(콜, 환매조건부매매, 양도성예금증서,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규모는 277조원으로 전년(250조원)보다 11.0% 늘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은 2016년(14.6%)보다 낮았지만 2015년(2.6%), 2014년(8.6%)보다 높았다.

환매조건부매매(RP) 시장은 61조5000억원으로 18.5% 늘어나며 단기금융시장 성장세를 이끌었다.헤지펀드, 채권형 펀드 등이 레버리지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전자단기사채(신용도가 높은 기업, 비은행 금융기관이 주로 1년 이내 자금을 조달하고자 자기신용으로 발행하는 단기 금융상품) 시장도 43조1000억원으로 24.9% 늘었다.기업어음(CP·151조2000억원) 시장도 7.3% 늘었다.

민간기업은 경기 회복에 따른 운영 자금 수요가 늘었고 공기업은 그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일단락된 데 따라 CP 발행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양도성예금증서(CD) 시장 규모는 19.4% 감소한 5조4000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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