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70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중형 럭셔리 세단 'G70'과 기아자동차의 중형 고성능 세단 '스팅어'의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제네시스 G70은 월평균 1000대 이상씩 팔려나가며 판매 목표를 차곡차곡 채워가고 있는 반면, 스팅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월 400여대 판매에 그치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비슷한 콘셉트와 동일한 파워트레인으로 '한 지붕 두 형제차'의 집안싸움이 불가피할 것이란 당초 우려가 맞아떨어진는 것으로 보인다.

5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9월 G70을 출시하며 내수시장에서 월 판매 목표 1250대, 연간 1만5000대를 제시했다. 올 들어 4월까지 G70의 누적 판매 대수는 4816대로, 월평균 1204대씩 팔리고 있다.

형제차인 스팅어의 상황은 좋지 않다. G70보다 4개월 가량 앞서 출시된 스팅어의 월 판매 목표는 1000대, 연간 1만2000대다. 하지만 스팅어의 지난 1~4월 누적 판매 대수는 1863대로, 월평균 466대 판매에 불과한 상황이다.

두 차종은 모두 경쟁 차종으로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를 꼽으며 프리미엄 중형 세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지만 3시리즈와 C클래스가 받은 영향은 극히 미미하다. 3시리즈의 지난해 내수 연간 판매량은 1만1779대로, 전년 1만47대보다 17.2% 늘어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C클래스 역시 지난해 내수에서 전년(9619대)보다 2.4% 증가한 9846대를 판매했다.

G70과 스팅어는 수입 경쟁차의 수요를 뺏어오는데 실패했고, 오히려 판매 간섭효과(카니발리제이션, 신제품이 기존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가 발생했다.

기아차 스팅어

특히 스팅어의 부진이 심각하다. G70이 출시되기 전 1000대 이상씩 팔리던 스팅어는 G70 출시 직전인 8월에 판매량이 711대로 뚝 떨어졌다. 이후 판매 내리막길을 걸은 스팅어는 올 들어 400여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제네시스와 기아차는 두 차종을 출시하기 전, 포지셔닝에 차이를 두며 소비자 분산을 기대했다. G70이 D세그먼트에 포지셔닝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라면, 스팅어는 장거리 주행에 초점이 맞춰진 그란투리스모(GT)을 지향한다.

하지만 판매 간섭을 피하지 못했고 후발주자인 G70에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두 차종은 플랫폼을 공유했고 파워트레인이 동일하다. 가격대는 스팅어가 3500만~5110만원, G70이 3750만~5410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고객들은 두 차종 사이의 특별한 차이점을 찾지 못했고, 수요는 제원 스펙이 더욱 앞서는 G70으로 쏠렸다. 스팅어는 최고출력 370마력과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4.9초다. G70의 최고출력은 370마력으로 스팅어와 동일하지만, 제로백은 4.7초로 0.2초 더 빠르다. 기아차에 없는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이미지'도 고객 유입에 영향을 끼쳤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와 기아차는 G70과 스팅어의 공략 수요층이 겹치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구매자는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며 "가성비 이미지가 강한 기아차보단, 프리미엄 전용 브랜드에서 출시한 G70으로 소비자가 쏠리는 것이 당연하다. 또 G70이 스팅어보다 사양과 성능을 보강해 출시한 듯한 인상도 판매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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