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현 G&C Factory 전략파트너

작년에 주한 해외대사관의 상무관이 열심히 해외 투자가를 소개해주었다.

최근 주한 해외 대사관에는 상무관이나 혹은 혁신담당관이라고 하는 분들이 상주하면서 혁신적인 한국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현지 투자가나 사업파트너들을 연결해주어 적극적으로 우수 스타트업 유치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그래서 여러 관련 스타트업들을 물색하였고 그중 해외진출에 관심을 갖고 사업 준비중인 기업들 몇 군데를 찾아내었다. 

현지 투자 담당관이 한국에 날아와 후보 스타트업들과 미팅을 진행하였고 현지에서 제일 성공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드는 기업 몇 군데을 선정하였고 현지 시장 조사, 파트너 및 투자가들을 만나러 갔다. 

모든 것은 순조로워보였다. 각 기업에 3억에서 10억 정도의 투자금도 현지에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결국 그 어떤  한국 스타트업도 현지로 진출하는 것은 포기해야만 했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플립(Flip: 회사 본사 주소를 해외 현지로 이전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전적으로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주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해외 진출을 꿈꾼 회사들이 의외로 전혀 해외진출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도  각 스타트업 대표들이 영어를 전혀 못한다는 약점이 있었다. 지사를 세우는 정도라면 그냥 영어를 할줄 아는 직원을 뽑아 파견하거나 현지에서 직원을 뽑으면 되겠지만 일단 구체적인 계획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본사를 현지에 세우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들인데 본인은 물론이고 본인 직원중 어느 누구도 영어를 할 줄 아는 이가 없었다.

또한 현지 본사를 세우러 가는데 있어서 본인의 가족들을 함께 데려갈 것인지에 대한 숙고가 전혀 없었다. 또한 현지에서 어떻게 사업을 해나가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전략이나 계획 자체가 전혀 없었다.

결국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스타트업들은 나름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으나 결국 해외 진출에 대한 막연한 구상으로 인해 모처럼 잡은 기회를 놓쳐야만 했다. 

언제가부턴가 해외 투자가들이 대부분 플립을 전제로 해서 해외 투자 유치 및 진출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스타트업들이 많은 것으로 얘기들이 나오지만 그게 문제의 모두가 아니다.

어떻게 해서든 해외 투자 유치의 문턱까지 도달했어도 결국 스타트업 자체가 지나치게 준비가 안되있고 해외 진출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 품고 있었을 뿐 막상 도저히 현지에서 사업이 불가능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플립때문만 투자유치가 어렵고 해외진출이 어려운게 아니라는 의미이다. 

해외 사업에 대해 준비할게 많다. 언어 장벽은 어찌 극복할 것인지 현지인력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구인할 것인지 현지에서 사업 확장을 어찌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어떤 네트워크를 타고 현지 파트너들 및 영업망을 구축할 것인지 문화적 차이를 어찌 극복할 것인지.

그리고 가족이 있는 경우 어떻게 지낼 계획인지 자녀들은 현지로 옮겨갈 준비가 되있는지 배우자도 해외 생활에 동의를 하는지 등 단순히 사업만이 아니라 고려해야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도식화하여 플립 때문에 해외 진출이나 해외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된다.

그 이상으로 고려하고 고심해야할 것들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무리해서 나간다고 하더라도 준비가 그토록 안되있다면 십중 팔구 실패하고 돌아올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해외 사업에 대한 막연한 꿈을 꾸지 말고 현실적으로 생각하여 준비를 해야한다.

언어가 통해도 사업이 될까 말까인데 언어와 문화, 기업 경영 등 생소한 곳에 가서 과연 어느 정도 일굴 자신이 있는지를 자문해봐야 한다.

이에 대해 답할 자신이 없다면 국내에서 사업을 일구는 게 맞고 이에 대한 답을 갖고 있다면 도전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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