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반도체 업계가 올 1분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꿈의 영업이익률’인 50%를 돌파했고 삼성전자는 8분기 연속 영업이익 증가가 확실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 1분기 매출 8조7197억원, 영업이익 4조3673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발표했다. 사상 최고 실적인 지난해 4분기 매출 9조276억원, 영업이익 4조4658억원에는 못 미쳤으나 2분기 연속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6%, 영업이익은 77.0% 증가했다. 단 전 분기에 비해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4%, 2.2% 줄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 감소 폭이 적으면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처음 50%를 넘어섰다. 

SK하이닉스는 미중 무역분쟁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세 둔화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서버용·모바일용 제품을 중심으로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이같은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D램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5% 줄었으나 평균판매가격(ASP)은 9%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낸드플래시는 출하량이 10% 줄었고 평균판매가격도 1%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전통적인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유지됐다”며 “다만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의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SK하이닉스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연간 매출 38조4000억원, 영업이익 18조7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30조109억원, 영업이익 13조7213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신규 공정 확대와 제품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시장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 6일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시장의 우려를 딛고 매출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 분기 65조9800억원 대비 9.08% 줄었으나 전년 동기의 50조5500억원보다는 18.69%가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15조1500억원보다 2.97%, 전년 동기의 9조9000억 원보다는 57.58%나 증가했다.

부문별 세부 일정은 25일 발표될 예정이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부문에서 1분기 11조원을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10조9000억원이었다. 

특히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은 2016년 1분기 이후 8분기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올해도 이같은 증가세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장에서 서버용 수요 강세와 모바일 고사양화에 따라 견조한 수급세를 지속할 계획이다. 64단 3D V낸드와 10나노급 D램 제품으로의 전환 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제품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AP와 이미지센서 공급을 확대하고 IoT·VR·전장 등 다양한 응용처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해 실적 성장세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7나노는 EUV 시험 양산을 통해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고 고성능 컴퓨터·네트워크·전장 등 다양한 응용처에 신규 제품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 하반기부터 상승세 둔화될 듯…가격 하락, 美中 압박 등 '악재'

업계에서는 반도체 시장의 이같은 상승세가 올해 말이나 내년 쯤 꺾일 것으로 보고 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분기부터는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이 하락이 시작되고 낸드 ASP의 낙폭이 심화되면서 업황과 실적 개선 모멘텀이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이어 “최근 하락 중인 반도체 현물가격은 약세가 이어지고 수요 측면에서 스마트폰, PC 시장 부진 및 암호화폐 가격 하락의 영향이 점차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미국의 통상압박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역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해 말 SK하이닉스의 특정 메모리모듈과 관련 부품이 자국 기업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ITC가 삼성전자의 특정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반도체 기기 및 부품 등이 미국 반도체 패키징시스템 전문기업인 테세라의 특허를 침해했는지 조사에 들어갔다.

중국은 국유펀드인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를 통해 올해 80억달러를 쏟아부을 예정이다. 이는 전체 펀드의 4분의 1 규모다. 또 기술자들에게는 경쟁사의 5배에 이르는 급여를 주면서 인력 유치에도 나서고 있다. 

해외 분석매체들은 중국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계획 등을 근거로 내년에 중국이 자체 메모리칩을 생산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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