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시민이 북한 핵실험장 폐기 관련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도 중단하겠다고 발표해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이 대두되고 있다.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던 '북한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전망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1일 "국내 증시에 잠재적으로 설정돼 있던 북한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으로 주식시장이 한 차례 도약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 충족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센터장은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한국의 국가 경제나 주식시장에 만성적인 저평가를 불러오던 '국가 리스크 프리미엄'이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잠재 경제성장률이 3% 이하로 추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데, 북한이 국제사회로 나온다면 이런 요소가 기폭제가 돼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북한 개방은 분명한 호재"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돼 현재 9.2∼9.3배 수준인 유가증권시장의 주가순수익비율(PER)이 10배 정도까지 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북한이 경제를 개방한다는 것은 한국 기업 입장에서는 아주 가까운 곳에 시장이 열려 수요가 확장된다는 의미"라며 "인프라 건설, 철강, 유틸리티 등의 업종이 강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경제 건설 집중' 노선 전환이 한국 경제나 증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지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분명히 긍정적인 요인이고 중대한 사안이기는 하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 자체로 우리 증시에 어느 정도의 영향을 줄지는 섣불리 결론짓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구 센터장은 "당장 북한 경제 협력주가 테마주처럼 올라갔는데 그런 기대가 현실이 되는지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야를 얼마나 어떻게 개방하는지, 어디에 무엇을 지을지 아직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할인 요인이 모두 걷힐 거라고는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변준호 센터장도 "일부에서는 북한의 개방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일소되고 외국인 자금이 물밀듯 들어와 원화까지 지나친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고까지 예상하는데 이는 너무 멀리 내다본 것"이라며 "좋은 소식인 것은 틀림없지만 그동안 북한 리스크가 실제로 한국 증시를 얼마나 내리눌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리아디스카운트는 수출에 올인한 우리 산업 구조,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부족한 주주환원 등이 모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남북 대치 문제 자체가 결정적인 할인요소였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만큼 성급하게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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