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차기 회장 인선 돌입…"권오준 사퇴, 정치권 압력 아닌 개인 의지"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사퇴를 표명함에 따라 포스코는 차기 CEO 선임절차에 돌입했다.

포스코는 권 회장의 사의 표명이 행간에 떠도는 정치권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과는 무관한 개인 의지라고 못 박았다.

권 회장은 이날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참석해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젊고 유능한 인재가 CEO를 맡는게 좋겠다"며 사내외 이사진들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진은 권 회장의 사의 철회를 거듭 요청했지만, 권 회장이 사임의 뜻을 굽히지 않아 후임 CEO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게 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사회는 CEO 선임단계의 맨 첫단계인 CEO 승계 카운슬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승계 카운슬 1차 회의가 열리는 내주 초에 향후 CEO 선임 절차와 구체적인 방법 등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CEO 승계 카운슬은 이사회 의장과 전문위원회 위원장 등 사외이사 5명과 현직 CEO로 구성된다. 기존 내부 핵심 인재 육성 시스템으로 육성된 내부 인재와 함께 외부 서치 펌 등에서 외부인재를 발굴해 이사회에 제안한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지배구조를 구축해 왔다. 포스코의 대표이사 회장은 CEO 승계카운슬을 구성해 후보군을 발굴하고 사외이사가 중심이 되는 이사회에서 자격심사 대상을 선정한 다음, 사외이사 전원이 참여하는 CEO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후보군의 자격을 심사하게 된다. 이후 이사회를 다시 개최해 후보를 확정,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이 되는 사내이사를 선임한다. 주총 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을 선임하면 총 6단계의 절차가 마무리된다.

회사 측은 "정상적인 CEO 선임시에는 주주총회 개최 3개월 전부터 CEO 선임절차가 진행되지만, 이번 경우에는 업무공백이 우려되는 특수한 상황인 만큼 CEO 선임 기간 축약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승계카운슬이나 이사회 등 각종 의사기구를 빈번히 가동해 최적의 후보를 찾아내고, 가급적 빠른 기간내에 임시주총을 통해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권 회장은 이사회로부터 CEO 공백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CEO 후보군 육성프로그램상의 책무이행을 위해 후임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CEO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수행해 줄 것을 요청받아 이를 수락했다. 그는 차기 CEO 선임때까지 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권 포스코 회장은 취임 후 지난해까지 4년간 끊임없는 구조조정으로 회사의 재무구조를 강건화하고 사업구조를 개편해 그룹의 경쟁력 더욱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회사의 미래 사업구조를 더욱 튼튼하게 한 능력를 인정 받아 지난해 4월 연임에 성공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최근 강행군 속에 권 회장은 피로가 누적, 최근 건강검진을 받으면서 휴식이 필요하다는 의사의 조언이 있었다"면서 "창립 50주년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다음 50년을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주변에 사퇴 의사를 밝혀왔다"고 말했다.

또 "권회장의 사퇴 의사 표명에 정치권의 압력설이나 검찰 내사설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