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홍석 트위니(TWINNY) 대표가 1년 내 자율주행카트 상용화를 선언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상용화에 필요하다고 밝힌 기간 3년을 무려 2년이나 앞당기는 셈이다.

[이뉴스투데이 유영준 기자] “1년 안에 자율주행카트(스마트카트)를 마트에서 사용할 수 있다.”

자율주행로봇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트위니(TWINNY) 천홍석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천 대표는 13일 “마트 등에서 물건을 싣는 카트가 자율적으로 고객을 따라다니는 ‘자율주행카트’ 시대를 1년 안에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사의 기술이 상용화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공개한 콘셉트 버전 자율주행카트 ‘일라이’ 상용화 시점인 3년을 무려 2년이나 앞당긴 것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자율주행차’라는 단어는 이제 실생활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말이 됐다. 그러나 실제 자율주행차를 거리에서 마주할 일은 거의 없다. 비용‧기술‧안전 등 상용화까지 수많은 걸림돌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천 대표는 “흔히 자율주행이라고 하면 자율주행차를 먼저 생각하는데 실제 상용화까지는 20년 이상 걸릴 것”이라며 “날씨, 도로 상태 등 변수가 많고 사람을 태우기 때문에 오류가 발생하면 곧바로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등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자율주행모드로 고속도로를 달리던 테슬라의 모델X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최근에도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횡단보도 바깥쪽을 걷던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하기도 했다. 때문에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점은 더욱 멀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천 대표는 “오히려 우리가 실생활에서 먼저 만날 수 있는 건 자율주행차가 아닌 자율주행로봇이 될 것”이라며 자사의 기술을 이용한 ‘자율주행카트’가 선두 주자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천영석(오른쪽) 대표와 천홍석 대표가 트위니(TWINNY) 사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설명하고 있다.

이미 물류창고, 호텔, 공항 등을 중심으로 자율주행로봇을 볼 수 있다. 사비오크의 배달 로봇 ‘대시’는 미국 크라운 플라자 호텔에서 고객에게 물품을 배달하며 활약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전 세계 물류창고에서 자율주행로봇 '아마존로봇(AR)'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LG전자의 자율주행로봇 에어스타가 인천공항에서 안내를 맡고 있고 네이버 어라운드 로봇도 부산 YES24 오프라인 중고서점에서 책 수거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비용과 효율성 면에서 제약이 많아 홍보성에 그치는 등 상용화까지는 아직 거리가 먼 상황이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LG의 에어스타만 해도 한 대당 가격이 1억이 넘는다”며 “비용‧기술적인 부분에서 한계가 많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 부회장이 ‘자율주행카트’ 상용화에 3년이란 시간을 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로봇이 자율주행을 하려면 로봇 스스로 자신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해야 한다. 실외의 경우 GPS를 활용하지만 실내는 GPS와 같은 기준점이 없다. 때문에 자체 센서를 가지고 지도에 매칭 시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을 사용하게 된다.

문제는 대형마트처럼 실내 공간이 넓어지면 지도가 넓어져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때문에 연산 속도가 느려져 실시간으로 사람을 따라갈 정도의 원활하고 즉각적인 자율주행을 어렵게 한다. 트위니는 ‘지도융합기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천 대표는 “트위니가 자체 개발한 지도융합기술은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양이 많아지더라도 연산량은 일정수준으로 유지시켜준다”고 설명했다.
 

실내 이동 로봇을 위한 트위니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조.<이미지제공=트위니>


또 다른 문제는 ‘장애물 회피’다. 실내에는 실외처럼 신호등, 차선과 같은 일정한 규칙이 없기 때문에 장애물이 불규칙적으로 나타나는 일이 잦다. 특히 마트에서는 뛰어다니는 아이들도 많아 안전사고의 위험성도 크다. 트위니는 자사가 고안한 ‘입력 공간 단순화 기술’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동적 장애물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천 대표는 “입력 공간 단순화 기술은 연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로봇을 멈추지 않고도’ 이동장애물을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파나소닉 등 세계시장의 유수한 로봇들이 장애물이 다가오면 ‘일단정지’하고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과 비교해 훨씬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에 한층 진보된 기술로 평가된다.

상용화의 핵심인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트위니가 예상하는 자율주행카트의 가격은 약 130만원. 기존 일반 카트 가격이 30~4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억원을 넘나드는 타 자율주행로봇과 비교하면 시장 진입 가능성은 훨씬 더 높다는 평가다.

트위니는 이 같은 자사의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카트를 올해 안에 선보이고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천 대표는 “이미 상용화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자사가 보유하고 있고 내달 안에 A마트와 거래를 앞두고 있다”며 “내년이면 상용화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카트에 필요한 기술은 우리가 보유한 기술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모든 기술을 활용하면 안내‧룸서비스‧병원‧심부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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