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전기차 엑스포인 'EV(Electric Vehicle) 트렌드 코리아 2018'이 1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을 알렸다. 오는 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환경부가 주최하고 한국환경공단·코엑스·한국전지산업협회가 주관한다.

이번 전시회는 서울에서 최초로 열리는 전기차 엑스포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제주도에서 매년 개최되는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이미 존재하지만, 내륙 지역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서울에서 열린 이유 때문인지 전시회장 입구는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포스터와 전시장 곳곳은 '친환경'을 강조하는 녹색으로 꾸며졌다. 행사 진행요원의 의상도 녹색으로 통일했다.

정부 주도의 전시회인 만큼, 자동차 제작사의 참여가 활발했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최초로 코나 일렉트릭을 공개했다. 재규어는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I-페이스를 선보였다.

환경부 주최의 전기차 엑스포 'EV 트렌드 코리아 2018'이 서울 코엑스에서 12일 개막했다. (왼쪽부터)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코나 일렉트릭(EV)'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날 개막식에는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성태 한국전기차사용자협회장, 이광국 현대자동차 부사장, 오직렬 르노삼성자동차 부사장,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 백정현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환경부는 2011년부터 전기차 보급 사업을 실시해 왔다"며 "초기 실적은 저조했지만, 지난해까지 약 2만5000대를 보급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는 이에 버금가는 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조금 지원와 친환경차 의무판매제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지만, 여전히 선진국과 비교할 때 경유차 비중이 높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보조금에 머물지 않고, 비재정적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환경부는 국민들이 전기차를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충전 인프라 확대 등을 지원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며 "동시에 자동차 제작사의 자발적이고 책임감 있는 동참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나 일렉트릭 <사진=이태구 기자>

이날 전시회의 스포트라이트는 새롭게 공개된 신차 2종에 쏠렸다.

현대차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나의 전기차 모델인 코나 EV의 신차 발표회를 가졌다.

이광국 현대차 국내영업본부장 부사장은 "코나 일렉트릭은 친환경성과 실용성을 갖춘 세계 최초 소형 SUV 전기차로 고객들의 삶을 편리하고 혁신적으로 바꿔줄 것"이라고 말했다.

코나 일렉트릭은 완전 충전 기준 1회 충전 주행 가능거리 406km를 최종 인증 받았다. 최대 출력 150kW(204마력), 최대 토크 395N∙m(40.3kg·m)의 전용 모터를 탑재했고 모던과 프리미엄 두 가지 트림으로 운영된다.

배터리 충전 시간은 64kWh 배터리 기준 100kW 급속충전(80%)시 54분, 7kW 완속충전(100%)시 9시간 35분이 소요된다.

이먼 스미스 주한영국대사와 백정현 재규어 랜드로버 코리아 대표가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재규어 I-페이스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재규어랜드로버는 재규어 I-페이스와 랜드로버 뉴레인지로버 P400e 모델을 선보였다.

I-페이스는 최첨단 90kWh 리튬 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최대 480km(국제표준시험방법 WLTP 기준)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또 90분 내에 배터리의 80%를 충전할 수 있다.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kg·m의 동력 성능을 확보했다. 정지상태에서 100km/h로 속도를 내는 데 가속시간(제로백)은 4.8초가 소요된다.

뉴레인지로버 P400e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로, 뉴 레인지로버와 뉴레인지로버 스포츠 2개 모델에 적용됐다. 뉴 레인지로버 PHEV는 전기모터로만 51km를 달릴 수 있다. 13.1kWh 용량의 배터리를 차량 뒤쪽 트렁크 바닥에 숨겨뒀고 85kW 전기모터가 전기를 끌어다 쓴다. 7kW짜리 가종용 월박스로도 3시간이면 완충이 가능하다. 합산출력 404마력, 최대토크는 65.3kg·m로, 제로백은 6.8초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은 SM3 Z.E.와 트위지를, BMW는 뉴 i3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BMW 740e, i8 등을 전시했다.

테슬라와 BYD, 대창모터스, 쎄미시스코 등 중소·중견 전기차 업체도 대거 참여했다. 파워큐브코리아, 대영채비주식회사, 클린일렉스, 피앤이시스템즈, 에버온 등 충전기 제작사는 다양한 급속·완속 충전기를 전시했다.

한편에서는 정부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정부가 친황경 정책을 강조하고 있지만, 정작 보조금 규모과 충전소 등은 전기차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이유에서다.

현재까지 코나 EV를 비롯해 기아자동차 니로 EV, 한국지엠 볼트 EV 3개 차종의 사전계약된 물량만 2만2000여대에 이른다. BMW의 '뉴 i3 94Ah'나 재규어 I-페이스, 기아차 쏘울 EV 등 출시가 예고된 신차까지 포함하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3만여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완속충전기는 2만384기, 급속충전기는 750기가 설치·운영 중이다. 완속충전기는 1회 충전시 평균 4~5시간이 소요되고, 공공 충전시설인 경우가 많아 대기 시간이 길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수를 기존 2만대에서 2만8000대로 확대하고 1190억원을 추가 투입하는 방안을 내놨다. 또 올해 1만2000기의 전기차 완속충전기 설치를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전히 충전 시설과 보조금이 부족해 전기차 대중화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자동차업체 한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을 기존 2만대에서 2만8000대로 확대한 것은 친환경차 대중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시장 수요를 더욱 잘 반영하는 실질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친환경차 보조금 지원 규모를 축소 시행하는 점은 아쉽다"면서 "다만 전기차 사양과 제원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것은 합리적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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