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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는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
  • 김소림 한국자동차협회중앙상임 위원장
  • 승인 2018.04.10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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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림 한국자동차협회중앙상임 위원장

한국지엠 노조가 현안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지금의 사태는 평소와 같은 임금및단체협약(임단협)을 위한 협상이 아니다. 존폐 기로에 선 한국지엠 ‘경영난’을 풀기 위해 GM본사가 개입한 노사협상의 마당이다. 노사 머리를 맞대고 서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노조는 한국과 멀어지려는 GM의 바지 자락을 잡고 늘어지며 그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는 전향된 자세를 보여야 할 때다. 왜냐하면 회사가 어려우면, 지금까지 누려왔던 일자리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지엠의 자금난은 인건비 지급은 물론 협력업체 부품대금 지급도 어려울 만큼 심각한 상태다.

수 년간 적자누적으로 GM본사가 군산공장폐쇄를 예고한데다, 4월20일까지 한국정부가 한국지엠의 정상화방안이 가시화되지 않거나, 노조의 임금동결 및 복리후생 축소 등 전향적인 변화가 따르지 않을 경우 신차배정은 없다고 예고했다.

신차배정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군산공장 폐쇄는 물론, 창원과 부평공장까지 통합하거나 한쪽을 폐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종국에는 한국시장에서 완전 철수하겠다는 하나의 단계라고 봐야한다. 

이러한 시점에 노조가 사장실을 점유하고, 기물을 파손한 행위는 '울고 싶은 자에게 뺨 때리는 격'이다. 노조의 행동은 상황 판단을 몰라도 너무 몰랐다.

지금 한국지엠은 성과급지급은 물론, 10일 도래하는 생산직 임금지급도 불투명하고 부품협력사의 대금지급마저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미 지난 8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이 "협력사 부품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공장가동을 멈출 수 있다"고 밝힌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의 경솔한 행동은 지나친 감이 없지 않았다. GM이 한국시장을 멀리하는데 명분만 축척해 주는 꼴이다. GM의 전략은 노동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글로벌 생산기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GM의 이익을 위해서는 미련 없이 생산기지를 버릴 수 있는 기업이 GM이다.

이 때문이라도 한국지엠 노조는 GM의 성장 전략을 알아야 한다. GM은 신차 개발과 연비효율화 등 제품 경쟁력 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수합병(M&A)를 통해 양적 확대에 전략을 집중해온 기업이다. 즉 이익이 나면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손실이 발생하면 가차 없이 처분해 버리는 국제 자동차시장 M&A의 제왕이다.

GM은 언제라도 GM에 부담이 되면 가차 없이 버리고, 이익이 되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잡아먹는 ‘물속의 악어’나, ‘지상의 사자’와 같은 약육강식의 대표적인 기업이다. 세계 도처에 많은 생산기지를 두고 있지만 특정기지에 애착을 갖는 일도 없다.

지금 한국지엠 노조는 국가경제와 선량한 노동자의 일자리, 수많은 중소부품협력사를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지만 이는 우리 내부의 일에 불과할 뿐 오직 이익만을 위하는 GM에게는 조금도 영향을 미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따라서 한국지엠 노조는 GM본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국내 문제점을 들추어 감성을 자극하는 것은 오히려 사태 해결만 지연시킬 뿐이다.

노조가 노임을 낮추거나 근로시간을 늘려주는 방안이 사태 해결의 지름길이다. 지금 한국지엠 제품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바닥난 상태인 데다 부품대금 지급도 못할 만큼 경영 상태는 말그대로 ‘악화일로’다.

노조의 몸값은 그대로 두고 자신의 권리만 쫓아, 사장실을 점거하고 기물을 파손한데다, 파업까지 준비한다면 어느 국민이 GM의 제품을 사주고, 지원하고, 응원하겠는가. 지금 노조가 추진하는 방법은 GM을 잡아놓는데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더 멀어지게 하는 행위다.

어렵지만 한국지엠은 지원받으려 하지 말고 스스로 일어나고자 하는 야무진 다짐을 품어야 한다. 어린아이가 자유롭게 걷기 위해서는 무려 3000번을 넘어진다고 한다. 이를 보고 있는 부모가 계속 도와준다면 아기의 걸음은 훨씬 늦어질 것이다.

기업은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 있는 차를 만들어 팔아야 하고, 근로자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러한 기본이 설정되지 않은 투쟁은 국가도 기업도 근로자도 결코 승자가 될 수 없다. 모두가 패자로 낙오될 것이다.

수년 전 대우중공업의 구조조종으로 수많은 근로자가 일터를 떠나 가을무우 배추 밭에서 배추를 뽑으며 눈물로 인터뷰하던 그들이 눈에 선하다.

이번 한국지엠 사태를 보면서 노조의 전향적인 현명한 자세만이 난국을 이길 수 있다고 본다. 한국지엠의 회생키(Key)를 쥐고 있는 노조에 바란다. 노조가 살기 위해선 우선 한국지엠이 살아야 한다. 이를 위해 임금 비용 감축은 물론, 회사의 당면 현안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면 그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는 전향적인 자세를 보여줘야 한다,

‘노조 스스로 나서라’ 그래야 노조도 살고 부품협력사도 살고, 2조5000억원의 수출시장도 뚫을 수 있다. 또 14만명의 한국지엠 가족의 일자리도 지킬 수 있다. 먼저 굽히고 먼저 양보하는 것만이 모두를 승리자로 만들 수 있다.

김소림 한국자동차협회중앙상임 위원장  이뉴스투데이 enewstoday@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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