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 코네베아그 그룹총괄사장이 6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디젤게이트' 사태을 딛고 잃어버린 소비자 신뢰 회복에 나선다. 애프터서비스(AS) 강화와 사회공헌활동으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공식 석상에서 처음으로 "사과한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디젤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진정성 논란에서는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6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변화하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르네 코네베아그 그룹총괄사장은 "디젤 이슈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잃어버린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네베아그 총괄사장은 "지난 1년을 진지한 반성과 쇄신의 기회로 삼고 디젤 이슈 해결과 투명한 회사로의 변화, 지속가능한 전략 등 세가지 원칙을 세웠다"며 "해결해야 할 과거 사안들이 아직 남아 있지만, 한국시장에서 고객 신뢰와 기업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로 봐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마티아스 뮐러 독일 폭스바겐그룹 본사 회장도 사과 영상을 공개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한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폭스바겐그룹이 한국 국민에게 깊은 실망을 안겨드렸다는 점을 매우 잘 알고있다. 하지만 '투게더-전략 2025'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써내려가려 한다"고 말했다. 투게더-전략 2025는 오는 2025년까지 '모빌리티 서비스, 전기차, 디지털화'에 집중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어 "그룹 산하 12개 브랜드 중 9개가 한국 시장에 진출했고 3500명의 직원이 현장에서 각자의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면서 "신뢰를 되찾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 만족도 향상 ▲조직 효율성 강화 ▲정직한 행동 ▲사회책임 강화 ▲시장 리더십 회복 등 향후 5년간의 구체적인 실행 전략을 담은 '미션5'를 발표했다.

오는 2020년까지 4개 브랜드에서 총 40종의 신차를 선보이고 제품 포트폴리오의 25%를 전기차로 채워나갈 계획이다.

또 비영리단체와 협업해 교육·문화 활동에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하고, 사회공헌활동 전용 공간인 'AVK 드림 스튜디오'를 개소한다는 방침이다.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사장이 6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사진=이태구 기자>

마커스 헬만 그룹총괄서장은 "디젤 이슈는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뿐 아니라 독일 본사에도 고통스러운 사건"이라며 "2년 7개월이 지났지만 이슈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고 아직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환경부가 최근 EA189 디젤 엔진 차량 총 12만5515대에 대한 리콜을 최종 승인했다"며 "사흘 전 환경부가 3.0리터와 4.2리터 엔진 장착 모델에 대한 배출가스 조작 발표가 있었지만, 이전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연장선상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관계 당국과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향한 지적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조심스레 판매를 재개했지만, 소비자 배상 차별 논란과 현재 진행되는 각종 소송에서 도의적인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 등에서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배출가스를 조작한 사실이 추가로 적발되기도 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서 회사는 법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함께 배상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네베아그 총괄사장은 기자간담회가 끝난 이후 요하네스 타머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전 사장의 출석 거부와 관련된 질문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자리를 떴다. 디젤 이슈와 관련해 검찰에 기소된 타머 전 사장은 본국인 독일로 떠난 뒤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국내에서는 2016년 말까지 등록된 문제 엔진 차량 소유주를 대상으로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일종의 쿠폰)를 지급하는 소비자 보상책을 내놨다. 독일 본사가 2016년 미국에서 소비자 피해 배상에 147억달러(한화 약 15조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것과는 상반대는 행보다. 한국과 미국 소비자의 보상 범위가 다르다는 지적에 코네베아그 총괄사장과 헬만 총괄사장은 대답을 피했다.

또다시 불거진 배출가스 조작 논란도 문제다. 환경부는 지난 3일 아우디 A7, A8, 투아렉 등 차종이 배출가스 저감장치를 임의로 조작했다며 결함 시정 명령을 내렸다.

코네베아그 총괄사장은 "이번 환경부의 발표는 본사 내부적으로 이미 조사를 한 내용이기 때문에 놀랍지 않다"며 "다만 추후 다른 엔진으로 리콜 범위가 확대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드리기 힘들다"고 말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판매한 타 차종에서도 리콜이 실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편 아우디는 지난해 11월 플래그십 고성능 스포츠카인 'R8'을 출시하며 시장 복귀를 알렸다. 최근에는 볼륨 모델인 'A6'의 2018년형 모델의 판매를 개시했다. 폭스바겐은 지난 2월 신형 파사트GT를 내놓고 1년 5개월간에 한국 시장에 복귀했다. 티구안과 아테온 등의 신차가 출격을 대기 중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정부가 3.0리터, 4.2리터 엔진의 배출가스 조작을 지적하자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가 즉각 입장자료를 내고 빠르게 반응했다. 변화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나.

EA189엔진 사태가 발생한 이후 내부적 프로세스와 조직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했다. 능력을 강화는 물론, 정부와의 관계 개선도 노력했다. 더 나은 회사가 되기 위해 본사는 상당한 시험과 테스트를 거쳐왔고, 새로운 디젤 이슈 발생했을 때 한국 정부에 즉시 알렸다. 정부와의 관계나 커뮤니케이션 부분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 환경부의 이번 발표는 놀라운 사실이 아니라 과거에 있었던 일을 하나씩 풀어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 더 나은 회사가 되기 위한 걸음이다.

-PDI 프로세스를 꼼꼼하게 개편하는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절차가 많아질수록 한국시장 재공략을 위한 물량공급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PDI프로세스를 도입한 배경은 한국의 모든 규정을 준수하기 위함이다. 도입 초반에는 고객 인도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겠지만, 중장기 관점으로 본다면 인도 시간 단축되고 최적화되서 회사에 더 많은 이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생각한다.

-EA189엔진과 관련, 리콜이 연비와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떤 근거로 연비와 성능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했는지 궁금하다. 또 미국과 한국의 리콜, 보상 범위가 달랐던 이유는 무엇인가.

그룹 본사가 제공하고 있는 기술적 해결책은 모든 나라의 정부당국은 물론, 한국과도 협의가 이뤄진 내용이다. 한국 정부도 본사의 기술적 해결안을 면밀히 조사, 검증했다. 그 결과 연비나 엔진의 내구성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고객이 어느나라에 있던 우리는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미국과 한국의 리콜 범위에 대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수입차 업계의 할인이 만성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는 딜러간 경쟁이 없는 원프라이스 가격정책 가져간다고 알고 있다. 세일즈 전략이 있는가.

할인은 비단 한국만이 아닌 국제적인 이슈다. 세일즈 전략은 딜러네트워크 팀이 관장하고 있어 구체적인 답변은 힘들다.

-EA189엔진에서 3.0리터, 4.2리터 엔진으로 배출가스 조작 문제가 확대됐다. 이후 리콜 범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인지. 

이미 내부적으로 철저히 조사를 한 내용이기 때문에 이번 환경부의 발표는 놀랍지 않다. 본사는 많은 노력 기울여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고 환경부는 리콜 통보 예정을 해온 상황이다. 추후 비슷한 상황이 있을지 없을지 지금 말씀드리기 힘들다.

-10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사용하기 위해선 2~3주간 기다려야하고 그 값어치고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체감되는 AS 변화가 없다. 또 리콜 등의 이유로 감가상각을 걱정하는 오너들의 걱정이 크다. 실제 EA189엔진 차량 소유자에 대한 추가 보상 계획이 있는가.

이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 많은 문제들로 인해 고객들의 인내심이 바닥났다는 부분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위케어캠페인'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모든 고객에게 사과하는 마음과 동시에 고객의 지속적인 성원과 관심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바우처를 사용하기끼지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는 처음 접했다. 원인과 현상을 제대로 파악하도록 하겠다. 첨언을 하자면, 신뢰회복의 출발점은 회사 내부에서부터 나와야한다고 생각한다. 효율성 증대를 위한 조직 개편 등으로 신뢰회복에 있어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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