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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녀의 시승기] 르노삼성 SM5, 특출나지 않지만 단점도 없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르노삼성자동차의 중형 세단 SM5가 올해로 출시 20주년을 맞았다. 2016년 형제 모델인 SM6가 출시되면서 한 때 '단종설'이 나돌기도 했지만, 가격을 낮추고 옵션 사양을 재정비한 '클래식' 모델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SM5는 2010년 3세대 이후 2015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을 내놨다. 하지만 새로운 디자인 적용 외에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 9년여간 연식변경으로 버텨온 셈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SM5를 '사골'에 빗대어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SM5는 최근 들어 새로운 전성기를 맞았다. 상품성을 개선해 출시한 2018년형 SM5 클래식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어 '판매 역주행'을 달리고 있다. 2018년형 모델이 출시된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 간 SM5는 총 5810대 판매됐다. 이는 전년 동기 판매량의 3배를 웃도는 기록이다.

SM5는 지난달 내수에서 950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 전 라인업(전기차 제외) 중 전년 동월보다 판매량이 확대된 모델은 SM5가 유일하다. 사실상 '나홀로 호황'을 즐기고 있다.

"더 이상 우려낼 것도 없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노후화된 모델이지만, 꾸준히 판매고를 올리는 SM5의 매력은 무엇일까.

2018년형 SM5 클래식의 외관은 한 마디로 무난하다. 특별할 것 없지만, 촌스럽지 않다. 타겟 고객층이 따로 정해지지 않은 중형 세단 시장에서 '무난함'은 최고이자 최선의 전략이다.

전면부 상단 보닛은 듀얼 캐릭터 라인이 적용됐다. 4개의 캐릭터 라인으로 디자인된 SM6보다 볼륨감이 다소 떨어진다. 그릴 좌우에 위치한 헤드램프는 큼지막하다. 날렵한 인상은 없지만, 당당한 위용을 뽐낸다. 뭉툭하고 짤막한 라디에이터 그릴에는 르노삼성의 '태풍' 로고가 자리잡고 있다.

측면부는 깔끔한 면처리가 눈에 띈다. C필러 부분의 두터운 크롬 라인이 포인트 디자인이다.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는 후면부는 안정감을 준다. 하지만 SM6처럼 세련된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실망할 수 있다. 날렵하고 가늘게 디자인된 SM6의 리어램프와는 달리, 각진 모양의 커다란 리어램프가 후면부 양쪽에 위치해 있다. 좌우의 램프는 굵은 은색의 크롬라인이 연결한다. 무게감이 느껴진다.

SM5의 차체 크기는 전장 4885mm, 전폭 1860mm, 전고 1485mm다. 실내공간과 직결되는 휠베이스는 2760mm다. SM6(전장X전폭X전고, 4850X1870X1460mm)보다 길고 높게 제작됐다. 실내공간은 SM6(2810mm)가 50mm 가량 더 넉넉하다.

형제차인 SM6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다보니 뒤쳐지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SM5 별개로 살펴보면 크게 꼬집을 만한 단점이 보이지 않았다.

실내 인테리어는 '클래식' 그 자체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조작이 편리하다. 실용성을 최우선시하는 프랑스 감성과 올드한 감성이 동시에 풍긴다.

4포크-스티어링 휠은 적당한 크기다. 너무 무겁지도 헐겁지도 않다. 각종 조작 버튼이 배치된 일반적인 스티어링 휠과 달리, SM5는 단 2개의 버튼만 자리잡고 있다.

8인치의 디스플레이는 센터페시아 상단 부분에 깊숙이 매립돼 있다. 내비게이션 사용 도중 디스플레이 하단부가 잘 보이지 않아 몸을 들썩이게 된다.

센터콘솔에는 컵홀더 2개가 마련돼 있다. 음료 2개를 채우니 스마트폰을 놓을 마땅한 공간이 없다. 운전석 도어 암레스트는 막혀있고 시거잭 단자가 위치한 부분에 일부 공간이 존재하지만, 여전히 좁다. 결국 음료 2개의 틈새를 비집고 스마트폰을 고정시켰다.

최근 들어 발로 밟는 풋 브레이크나 손으로 누르는 버튼식 브레이크의 사용 빈도가 높아졌지만, SM5의 주차브레이크는 여전히 수동이다. 시트는 전동식 버튼으로 조절이 가능해 새삼 놀라웠다.

2열 공간은 중형 세단답게 넉넉하다. 헤드룸과 레그룸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크렁크 공간은 최대 450L까지 사용 가능하다.

비용절감을 위한 플라스틱 재질의 사용 비중이 높은 점은 아쉬었지만, 꼼꼼한 마감처리는 돋보였다.

중앙 센터페시아 왼쪽 에어벤트 아래에는 스마트카드키를 위한 공간이 있다. 이 곳에 카드키를 꽂으면 자동으로 시동이 켜진다.

최신 운전보조장치나 첨단 편의사양은 적용되지 않았다. 크루즈 컨트롤과 후방 경보장치, 오토 클로징, 블루투스 기능 등 운전자 선호도가 높은 일부 사양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SM5 클래식의 파워트레인은 2.0L 자엽흡기(가솔린)와 LPG 모델로 운영된다. 시승차는 2.0L 자연흡기 엔진과 뉴 엑스트로닉 CVT가 조화를 이뤄 최고 출력 141마력과 최대 토크 19.8kg·m의 성능을 내낸다. 뉴 엑스트로닉 CVT는 6단 수동 변속 모드도 지원한다.

시승코스는 서울에서 강원도 춘천, 홍천을 오가는 약 350km 구간으로 잡았다. 경쟁차 대비 낮은 출력과 토크에도 불구, 주행 중 불편함이 없었다.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도심구간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올랐다.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 움직임이 둔하거나 굼뜨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풍절음은 시속 100km 구간대까지는 신경을 크게 건드리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광폭적인 스피드를 즐기기엔 무리가 따랐다.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나 직분사 시스템으로 화려한 퍼포먼스를 내는 차량들과의 차이는 확연하다.

통합 주행 모드는 없다. 시종일관 '에코' 모드로 달린다. 정속 주행장치인 크루즈컨트롤과 엔진의 과회전을 막는 속도제한장치인 스피드리미터 기능이 탑재됐다.

시승을 마친 뒤 확인한 연비는 8.9km/L로, 복합 연비 11.3km/L보다 떨어졌다.

SM5의 경쟁력은 가격에 있다. 단일트림으로 구성된 2018년형 SM5 클래식의 판매가는 2195만원이다. 준중형 세단인 아반떼 최상위 트림(2165만원)과의 가격차는 30만원에 불과하다. SM6(2.0 가솔린 기준)보다는 255만원 저렴하다. 

SM5는 자동차로서 '달리는 맛'에 충실하기 보단, 탄탄한 기본기와 뛰어난 가성비를 최고의 무기로 내세우고 있다. 첨단 편의·안전사양으로 완전무장하지 않고,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기본화해 고객 접근성을 높였다. 특출난 장점이라고 할 부분은 없지만, 뚜렷한 단점도 없다는 점이 SM5의 롱런 비결로 보인다.

이세정 기자  sj@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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