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실승무원 중 초과근무로 '혹사' 당한 사례 없다"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우리나라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의 근무 시간이 미국, 유럽 등 유명 항공사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는 '비행근무시간 초과'와 관련해 9개 국적항공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점검 결과와 개선방안을 5일 발표했다.

이번 점검 과정에서 조종사와 객실승무원의 근무시간 운용 등에 관한 최근 3개월 자료를 전수조사했고 인력운용현황 전반에 관해서도 살펴봤다. 그 결과, 승무시간은 조종사 월평균 68.6시간, 객실승무원은 82.7시간으로 법정상한 대비 각각 63%, 69%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미국, 유럽의 유명 항공사와도 비슷한 수준이다.

조종사의 승무시간은 델타항공 70~75시간, 루프탄자 58~70시간, 하이난 70~85시간, 객실승무원의 경우 유나이티드 60~70시간, 싱가폴 70~80시간, 에미레이트 90~110시간 수준으로 집계됐다.

승무원 근무편성은 전산시스템으로 철저히 관리돼 기준 초과 시 입력 자체가 되지 않아 과도한 승무시간 초과사례는 없었다. 하지만 비정상운항 발생 시에 '휴식시간 위반' 등 위규사례가 일부 확인됐다. 국토부는 항공안전법에 따라 행정처분을 진행할 예정이다.

휴무일수는 조종사 월평균 10.3일, 객실승무원 9.2일로 일반 근로자와 비슷한 수준이나, 인력여력이 없어 객실분야는 개인연가 사용을 제한하는 사례가 일부 확인됐다.

국토부는 급증하는 항공수요에 원활히 대처하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승무원 피로를 경감시키기 위한 근무시간 개선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방침이다.

우선 항공사 협의를 통해 비행종료 후 잔여근무시간(최소 20분) 반영, 모기지(Home Base)에서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최소 1시간) 휴식시간에서 제외 등을 올해 상반기 내에 항공사 운항규정에 반영토록 했다.

또 현재 항공기 가동률을 고려하지 않은 정부의 조종사 보유기준(항공기 1대당 조종사 6세트) 관리방식을 승무원 피로관리방식(항공사별 월평균 승무시간을 법정한도 100시간에 근접한 비율에 따라 관리)으로 전환하고 운수권배분 등의 정부평가 지표로 활용해 승무원 피로경감과 지속적인 인력확충을 유도 할 계획이다.

아울러 상반기 내로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조종사 휴식시간 확대(현행 8→11시간), 시차 4시간 초과지역 비행 시 비행근무시간 30분 축소, 예측불가 비정상상황 발생 시 현재 2시간까지 연장하던 비행시간을 1시간으로 단축 등으로 조종사 피로를 경감시킬 예정이다.

향후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권장하는 피로위험관리시스템(FRMS)을 구축, 현재의 획일적인 근무시간제한방식에서 노선에 따라 시차, 비행시간대 등 다양한 피로유발요인을 고려한 탄력적인 시간제한방식으로의 보완도 추진한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승무원 피로관리는 항공안전의 중요한 요인으로 정부는 안전 감독을 통해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앞으로 피로관리 제도를 선진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제도개선 등 최선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