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김채린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채린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의 주주제안이 모두 부결됐다.

23일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제10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총 8개의 안건이 상정됐다.

상정된 안건은 △제1호 2017회계연도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 승인 △제2호 위원회, 감사위원회 직무, 재무제표와 영업보고서의 작성 비치, 외부감사인 선임 및 신설 등의 정관 변경 △제3호 사외이사 선임 △제4호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 △제5호 사외이사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제6호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제7호 이사 선임, 위원회 등 정관 변경 △제8호 사외이사 선임 건 등이다.

이 가운데 노조가 상정한 안건은 7호와 8호다. 노조는 이번 안건으로 대표이사의 사이외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 참여를 제한하기 위해 정관을 변경하고,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선임하려 했다.

하지만 두 안건 모두 통과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정관변경 정족수가 출석 주주 3분의 2이상, 발행주식 수 3분의 1이상 찬성이기 때문. 사외이사 선임 가결 정족수는 출석 주주 과반수, 발행주식 수 4분의 1이상이다.

이날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주총 개회사를 통해 "본 총회는 상법 및 회사 정관에 따라 적법하게 시작됐음을 선언한다"면서 "우리나라 경제는 최근 모처럼 회복세다. KB금융그룹도 그에 걸맞는 한해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KB손해보험과 KB캐피탈을 완전한 자회사로 만들었고,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글로벌 사업을 확장했다. 부동산과 결합한 KB리브온(Liiv ON), 대화형 리브똑똑(Liiv Talk Talk), 보이는 KB 등 디지털화에도 힘 썼다. KB손보와 KB캐피탈의 자회사 전환으로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는 주주들의 변함없는 사랑과 KB전 임직원 등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KB금융그룹의 사업 비전도 내놨다. 윤종규 회장은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사업 규모 별로 유기적이고 보다 견고하게 만들고, 디지털화 경쟁력을 확보해 디지털 금융 부분의 퍼스트무버로도 거듭날 것"이라며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이다. 또 미래 혁신 비지니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그러나 윤 회장의 말이 끝나자마자 노조 측에서는 안건 상정과 관련, 이의를 제기했다. 박홍배 KB노조위원장은 "상정된 안건 가운데 제2호, 제7호는 목적이 같다. 제3호와 제8호도 동일한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은 동일한 상법과 관련된 안건임에도 분리해서 안건을 배치했다. 이는 소수 주주에 대한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앞서 사측은 소수 주주가 제안했던 안건을 아예 제외하려고 했으나, 금융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앞쪽에는 대주주의 안건을 넣었고, 뒷부분에는 소수 주주의 안건을 넣어 소수 주주가 불리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윤 회장은 "KB금융그룹은 소수 주주를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선임된 인사 가운데 주주추천으로 들어오는 사람도 있고, 향후 들어올 3명 역시 외국 주주의 추천으로 돌어온다"고 반박했다.

노조 측은 "주주가 올린 안건이든, 노조가 올린 안건이든, 주주제안에 의한 정관이든 하나의 의제 하에 각 조항과 관련된 변경 내용을 넣는 것이 좋다. 오늘 건도 그렇다. 현재 안건의 순서 등은 양심도 없고, 관련 학자들, 변호사들이 쓴 책에도 없는 방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주주들과 소통이 되지 않은 부분이다. 주주들과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은 양심적으로 사과하라"고 말했다.

이에 윤 회장은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이후 진행된 주총에서는 KB금융 이사회가 추천한 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등 신규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유석렬, 박재하, 한종수 등의 기존 사외이사도 연임됐다. 임기는 신임 사외이사 2년, 기존 사외이사 1년이다.

주주 배당도 이뤄졌다. 주당배당금은 1920원으로 총 배당금은 7667억원 규모다. 배당성향은 23.3%.

한편, 윤 회장은 주총에서 채용비리 등과 관련해 주총 의장으로서의 자격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주총과는 상관없지만, 주주들이 걱정할 것 같아 말하겠다"면서 "공정성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신입 채용, 지역별 채용, 블라인드 채용 등을 통해 선구적으로 시도를 해왔지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이런 논란에 휘말렸다는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고 조사에 성실하게 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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