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진규 정책위의장, 박순자 중앙연수원장 등 참석 의원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개헌의원총회에서 최근 경찰의 야권에 대한 수사에 대해 "기획수사 공작정치 중단하라"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청와대가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26일 발의할 '대통령 개헌안' 전문(全文)을 공개했다. 이에 앞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20일부터 22일까지 사흘간 세 차례에 걸쳐 대통령 개헌안의 주요 내용을 순차적으로 국민에게 설명했다.

개헌안은 전문(前文)과 11개장 137조 및 부칙으로 구성돼 있다. 전문과 10개장 130조 및 부칙으로 구성돼 있는 현행 헌법에 비해 개헌안은 조문이 다소 늘어났다. 개헌안에는 대통령 연임제와 지방분권, 국무총리 및 국회 권한 강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특히 4·19혁명을 비롯해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등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대통령 개헌안 설명회에 이어 이날 개헌안 전문이 공개되자 국회는 폭탄을 맞은 것처럼 아수라장이 됐다. 대통령 개헌안 설명과 협조 요청을 위해 이날 국회를 방문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을 대하는 여야의 태도도 극과극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안 통과에 협조할 뜻을 내비치며 야당의 정쟁 중단을 요구한 반면, 자유한국당과 민주평화당은 면담 자체를 거부했다. 또 바른미래당은 개헌안 발의 철회를 요구했고, 정의당은 야당과의 협조를 당부했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 시간 이후 한 정무수석과 야당 대표들의 면담이 이어진다고 들었다"면서 "(야당은) 부디 국민 목소리가 담긴 대통령의 개헌안을 정쟁거리로 삼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지방선거와 동시 국민투표라는 약속을 이행해야 할 국회가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개헌안을 발의할 오는 26일 이후 5당 협의체를 만들어 본격적인 개헌협상에 들어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 대표는 한국당과 평화당이 한 수석의 예방을 거절한 데 대해 "상당히 유감"이라며 "헌법이 보장한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권을 부정하는 것은 위헌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오른쪽 두 번째)이 22일 오후 국회를 방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회의실에 들어서며 추미애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국당은 이날 대통령 개헌안을 설명하기 위해 여의도 국회를 찾은 한 수석과의 면담을 거부하고의원총회를 열어 청와대를 규탄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 21일의 개헌안 발의를 좀 늦춰달라고 하자, 5일간 늦추고 이렇게 3일에 걸쳐 개헌쇼로 장사를 하고 있다"며 "참 추잡한 행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문재인 정권은 더는 이런 짜고 치는 사기도박단 같은 개헌 정치쇼를 즉각 거둬달라"며 "26일 문 대통령 개헌안이 발의돼 국회에 오더라도 처리되지 않을 걸 뻔히 알면서도 3일간 개헌장사를 하는 속셈이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도 "제왕적 대통령제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는 국민공감대가 있는데 지금 행태는 오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국회 협조를 구하지 않고 개정안을 국회에 던지고 알아서 하라는 것은 국력 낭비고 분열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대한민국의 본질이고 근본을 만드는 헌법을 개정할 때는 통과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개헌안 발의는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여당 편을 들었던 평화당도 한 수석의 방문을 거절했다. 조배숙 평화당 대표는 "개헌은 국회에서 하는 것이 맞기 때문에 개헌안을 전달받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 "(한 수석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의 이정미 대표도 "이렇게 좋은 개헌안이 자칫 잘못하면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며 "훌륭한 개헌안 제시에 이어 훌륭한 타협의 정신이 필요하니 야당과의 협조를 통해 먹을 수 있는 떡을 만들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청와대는 보수 성향의 한국당과 바른미래당뿐 아니라 그동안 여당 편이었던 평화당과 정의당 마저 국회와의 소통을 강조하며 문 대통령 개헌안 발의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야당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다면 개헌안의 국회 통과 역시 쉽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5박 7일간 베트남과 UAE 순방을 떠나며 던진 '대통령 개헌안'이 국회에 큰 파문을 일으키며 극단적인 대치 구도로 국회를 몰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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