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美·日 정상과 연쇄 통화... '北비핵화·관계개선 등 논의"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잇따라 전화통화를 갖고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비롯해 북한의 비핵화 등 한반도 주변 정세에 대해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양국 정상들과 비핵화 관련 북한의 말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단계마다 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45분간 전화 통화를 하며 최근의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가 남북 정상회담만으로는 가능하지 않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할 뿐만 아니라 일본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남북 관계도 진전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2002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평양선언 상황을 언급하며 남북 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일 대화의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김 대변인은 "아베 총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변화한 것을 주목하고 이를 이끌어낸 문재인 대통령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고, 문 대통령은 현재와 같은 긍정적인 변화는 아베 총리가 기울여준 적극적 관심과 노력 덕분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정상은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말이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도록 한·미·일 세 나라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고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면서 "또 남북 사이의 관계가 진전됨에 따라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포함한 북한과 일본 사이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두 나라가 함께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정상은 한·중·일 3국 정상회담을 가급적 이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이와 별도로 두 정상은 한·일 간의 셔틀외교가 두 나라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조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할 수 있도록 실무진 차원에서 날짜를 조정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베 총리와의 통화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35분간 통화하고 남북 정상회담과 5월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 등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한반도 정세 변화에 대해 논의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북한이 적극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매 단계마다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먼저 이번 올림픽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을 파견해 펑창 올림픽 성공을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지원해 준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또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중,러,일 방문 결과를 설명하고, 이들 국가들도 미북 간의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비핵화는 한반도는 물론 세계의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목표이자 과정으로서 그 어떤 상황과 조건하에서도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4월 말로 예정된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면 이어 개최될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잘 조성하겠다"며 "과거의 실패에서 비롯된 우려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정상은 미국의 수입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부과의 근거가 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움직임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등 통상 이슈를 놓고는 입장차를 보이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문 대통령은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문제를 거론하며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공조가 얼마나 굳건한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줘야 할 시점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한국 대표단이 보다 융통성 있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이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남북 간의 상황 변화나 통상 문제 등 어느 것이든 필요할 때 언제든지 전화해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