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결론부터 말한다. 대단하다. '리틀 스팅어'라는 별명이 아깝지 않은 세련된 디자인은 어디서나 시선을 집중시킨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압도하는 연비 효율에 입이 딱 벌어진다. 차급을 뛰어넘는 실용적인 실내 공간과 첨단 안전사양도 만족스럽다.

이차의 매력은 개성을 중시하면서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2030대 소비자층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비단 젊은 고객 뿐이랴. 실용성을 강조하는 4050대의 마음도 뺏겼다.

주인공은 기아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올 뉴 K3'다. 기아차는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2세대 K3를 출시하며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주도하고 있는 국내 준중형차 시장의 지각변동을 예고했다.

기아차의 계획은 제대로 먹힌 듯 보인다. 올 뉴 K3는 사전계약을 실시한지 7영업일 만에 6000대가 넘는 예약고를 달성하며 흥행궤도에 올랐다.

사전계약 고객을 면밀히 분석하면 20대 35%, 30대 22%, 40대 20%, 50대 17%, 60대 이상이 6%로, 전 연령대에서 고른 선택을 받았다. 특히 30대 이상 고객이 6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준중형차는 엔트리카(생애 첫 차)'라는 고정관념도 깨졌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시승행사에서 기아차가 심혈을 기울여 탄생시킨 올 뉴 K3를 직접 몰아봤다.

'업스케일 다이내믹 세단'을 목표로 개발된 K3의 디자인은 날렵하고 세련되게 진화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전통적인 세단이지만, 올 뉴 K3만의 특색이 있다.

전면 후드는 앞 유리에서 그릴로 내려갈수록 볼륨감을 더해 길어보이는 시각적 효과를 준다.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형상 그릴은 기존 그물망 형태의 은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어 한층 감각적이다. 또 그릴과 헤드램프가 연결돼 일체감을 준 이전 세대와 달리, 둘을 떼어놔 좌우로 넓어진 느낌이 든다. 풀 LED 헤드램프에 올 뉴 K3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엑스 크로스' LED DRL을 적용,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도 강조했다. 범퍼 하단에는 대형 인테이크 그릴과 수평형 방향지시등이 포함된 에어커튼을 배치했다.

측면부는 날렵하고 깔끔하다. 루프를 지나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루프라인은 속도감이 느껴진다. 캐릭터 라인은 후면부로 갈수록 끝을 치켜올려 팽팽한 속도감과 긴장감을 준다.

후면부는 화살 모양을 형상화한 애로우 라인 LED 리어콤비램프와 이를 연결한 트렁크 가니쉬, 전면부와 동일한 수평형 방향지시등을 적용해 다이내믹한 이미지를 강화했다. 다만 방향지시등이 차체 하단부에 있어 뒷 차에서 잘 볼 수 없다는 점은 아쉽다.

신형 K3의 차체 크기를 살펴보면 전장 4640mm, 전폭 1800mm, 전고 1440mm, 축거 2700mm다. 이전 세대에 비해 전장과 전폭, 전고가 각각 80mm, 20mm, 5mm 커지고 늘어났다.

전장 중 리어오버행(뒷바퀴 중심축에서 뒷범퍼 끝까지 거리)만 무려 60mm 길어져 502ℓ의 동급 최대 트렁크 용량을 확보했고 전고를 높여 승하차도 용이해졌다. 1열, 2열 헤드룸과 2열 숄더룸 확장을 통해 실내 거주성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실내 인테리어는 무난하지만, 운전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췄다. 수평으로 뻗은 크롬 가니쉬를 적용한 센터페시아로 한층 와이드한 레이아웃을 완성한다. 플로팅 타입의 내비게이션은 조작이 간편하다. 원형 사이드 에어벤트는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는 내부 공간의 포인트다.

시승차는 강렬한 '런웨이 레드'의 올 뉴 K3 최상위 트림인 노블레스 풀옵션(17인치 휠). 기아차 최초로 적용된 '스마트스트림 G1.6' 가솔린 엔진과 '스마트스트림 IVT' 변속기의 최적 조합을 통해 14.1km/ℓ의 경차급 연비를 인증받았다. 15인치와 16인치 타이어의 복합 연비는 각각 15.2km/ℓ, 14.4km/ℓ다.

올 뉴 K3는 최고출력 123마력(PS), 최대토크 15.7kgf·m의 동력성능을 확보했다. 이전 세대(최고출력 132마력, 최대토크 16.4kg.m)보다 다소 떨어진다.

시승 코스는 메이필드 호텔부터 경기도 포천시 고모리 691 카페까지 편도 기준 도심 5km와 고속주행 69km, 국도주행 2km 총 85km 구간으로 구성됐다.

시동을 걸고 천천히 주행을 시작했다. 엔진음을 비롯한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의 의도에 맞게 민첩하게 반응한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고 속도를 냈다. 시속 100km까지는 문제 없이 운전자의 의도에 따라 주행을 이어갈 수 있다. 제원상으로는 이전 세대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실주행에서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오히려 가속 구간에서는 빠릿빠릿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속도를 더 올리자 버거운 느낌이 전달됐다. 고요했던 차안에도 풍절음이 울리며 귓가를 때렸다.

드라이브 모드는 기어레버 왼쪽에 위치한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다. 버튼 조작으로는 컴포트, 에코, 스마트가 활성화된다. 스포츠 모드는 기어 레버를 왼쪽으로 잡아당겨야 한다. 모드 변화는 내비게이션에 즉각 반영된다.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도 무르지도 않은 적당한 느낌이다. 과속방지턱을 연신 넘는 국도 구간에서 올 뉴 K3는 충격을 잘 흡수했다. 몸으로 전달되는 진동을 적절하게 차단했다. 급격한 코너링 구간에서도 쏠림이 적어 여유롭게 빠져나올 수 있다. 

중형차에 버금가는 첨단 안전 사양은 운전이 서투른 초보 운전자를 잘 보조해 준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는 기본 장착됐다.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등이 포함된 '드라이브 와이즈 패키지'는 65만원의 가격에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앞 차와의 거리 조절은 물론, 차선을 밟으면 '뚜뚜뚜'하는 경고음이 울린다.

기아차는 올 뉴 K3가 '경차급 연비'를 구현한다고 자신했다. 시승을 마치고 확인한 최종 연비는 믿기 힘든 숫자였다. 에코 모드를 주로 활용하며 연비 운전을 한 결과라도, 가솔린 엔진으로 하이브리드와 맞먹는 22.1km/ℓ를 기록한 것은 실로 놀라운 일이다.

신형 K3의 판매가격은 트렌디 1590만원, 럭셔리 1810만원, 프레스티지 2030만원, 노블레스 2220만원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