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과거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채용비리 에 연루됐다는 의혹으로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하면서 증권사들의 신사업 진출 인허가가 차질을 빚게 됐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일부 증권사들이 발행어음과 대주주 변경승인 등 금융당국의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에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임함에 따라 금융감독당국의 수장 공백에 따른 각종 인허가 업무가 지연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NH투자증권의 경우 감독당국으로부터 현재 발행어음 인가를 받는 과정에 있다. NH농협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검사와 금융권 채용비리 검사가 마무리하는 대로 발행어음 인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었다.

특히,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로 판명을 받았다지만 채용비리에 일단 이름이 오르내리며 지배구조 관련 검사도 받은 만큼 그에 대한 결론이 난 후 발행어음 인허가 판단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런 탓에 증권가에선 지난해 11월 초대형IB(투자은행) 인가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에 이은 NH투자증권의 두 번째 발행어음 인가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최흥식 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데다가 금융권 채용비리 조사마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NH투자증권의 인허가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새 정부 들어 그동안 적당한 인사를 찾지 못해서 정부 출범 한참 후에야 원장을 임명한 금감원이 이제야 인사를 마치고 조직 정비에 숨을 돌릴 즈음 벌어진 최원장의 갑작스런 사임에 또 다시 금융당국은 수장 공백 사태를 맞게 됐다. 증권가에선 감독당국의 굵직한 사업 인허가 결정이 더욱 쉽지 않게 됐다는 비관적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KB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까지 기관 경고 제재가 남아 발행어음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을 사유로 심사가 잠정 보류됐다.

NH투자증권, KB증권 전경<이뉴스투데이 DB>

증권사 M&A(인수·합병) 일정도 빨간불이 예상된다. 지난해 7월 SK증권 우선인수 협상자에 선정된 케이프컨소시엄이 금감원의 대주주변경심사라는 벽을 넘지 못하고 인수의사를 철회했다. 금감원이 케이프 인수 구조가 대주주 신용공여 금지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탓이다.

증권사 대주주 변경과정에서도 금감원의 판단이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면서 대주주변경 승인을 앞둔 SK증권, 골든브릿지증권의 M&A 거래가 차질 없이 마무리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허가와 관련, 금융당국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 말고 증권사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이번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하나금융지주 사장 시절 저지른 채용비리로 사직함에 따라 컨트롤 타워가 부재하게 됐다. 금융감독당국이 새로운 원장 부임 이후로 결정을 더욱 미루게 되면 증권사들의 신사업 진출은 그만큼 차질을 빚게 돼 심히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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