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최근 미국 출장길에 올라 시장 조사 중인 모습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SNS 캡처>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정용진 부회장을 필두로 한 신세계그룹의 유통 사업이 시장에 새로운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는 이를 빠르게 뒤쫓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지난주 미국으로 출장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등지를 돌며 현지 시장 조사 등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정확하게 어떤 매장을 돌아본 것인지는 파악할 수 없다”면서도 “평소에도 해외 출장길에 오르면 항상 벤치마킹을 위해 현지 유통채널들의 운영 방식 등을 살펴보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 부회장은 미국 출장 중인 지난 11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기서 장사하면 대박나’. ‘글쎄다’. 뭐 이런 거”라는 글과 함께 미국 현지 관계자와 신규 출점을 위한 부동산 시장 조사 중인 모습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미국 시장에 ‘프리미엄 푸드마켓’을 선보이기 위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밀집지역이 아닌 베벌리힐스 등의 미국의 고소득 상권에 열겠다는 계획이다. 콘셉트는 신세계의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내 ‘PK마켓’과 같은 ‘식료품(Grocery)’과 ‘레스토랑(Restaurant)’를 더한 ‘그로서란트(Grocerant)’다.

이 외에도 이마트는 올 상반기 중 ‘재미’를 내세운 콘셉트의 오프라인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주요 콘셉트는 ‘펀(Fun)’과 ‘크레이지(Crazy)’다.

‘즐길거리(Amusement, Fun)’가 주 콘셉트인 일본의 유통채널 ‘돈키호테’와 미국의 ‘티제이맥스(T.J.Maxx)’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속 성장 중인 반려시장을 겨냥해 유통채널에서 자체적인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를 내놓은 것도 신세계가 처음이다. 신세계에서 2010년 ‘몰리스펫샵’ 등을 선보인 후 롯데백화점에서도 지난해 8월 강희대 대표 직속으로 ‘펫 비즈 프로젝트팀’을 신설하고 ‘집사(ZIPSA)’를 올 초 론칭하기도 했다.

현재 유통가는 ‘체험형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데 신세계에서는 체험형 가전매장 ‘일렉트로마트’와 뷰티 편집숍 ‘시코르’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제공=롯데쇼핑>

뒤따라 롯데도 백화점을 필두로 한 유통채널을 상권 특색에 맞추거나 체험형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들어서면서 ‘롯데다움’ 콘셉트로 새로운 매장 구성에 나섰는데 그 중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게 ‘체험형 매장 구성’이다. 문화와 오락 등 체험형 콘텐츠를 쇼핑과 접목해 롯데백화점만의 이색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달 중에는 프라모델과 피규어 테마형 커뮤니티 카페 ‘하비 플레이스 토비즈’를 오픈하며, 업계 최초로 만화책 전문 매장인 ‘마블 DC 코믹 스토어’를 롯데 아울렛 광명점에서 공개한다.

특히 세계 유명 아동서점들을 참고해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인테리어와 콘셉트로 매장을 꾸민 체험형 아동 서점 ‘동심 서당’은 오는 4월 잠실점에서 업계 최초로 선보인다.

정동혁 롯데백화점 상품본부장은 “급변하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컨텐츠와 롯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차별화된 매장 구성에 주력했다”면서 “고객 취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맞춤형으로 제안할 수 있는 롯데백화점만의 매장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신세계가 부럽다. 다른 유통채널들은 따라가기 바쁜 상황”이라면서 “정 부회장은 직원들에게 ‘판’을 깔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오너가 직접 나서 ‘모험’에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에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신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그는 “신세계는 오너가 직접 움직이면서 제품 소싱에 힘을 쏟고 있지만 타사는 신세계만큼 ‘모험’을 하고 있지 않다”면서 “신세계보다는 상대적으로 리스크(위험 요소) 등을 고려하며 조심스럽고 소극적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