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A코리아 피아트의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피아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내수 시장에서 0대 판매를 기록했다. 사진은 피아트 500X <사진제공=FCA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피아트크라이슬러코리아(FCA코리아)의 소형차 브랜드 '피아트'가 내수 시장에서 6개월째 단 한 대도 팔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FCA코리아는 올해 피아트의 신차 출시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어 한국 철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피아트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내수 시장에서 0대 판매를 기록 중이다.

FCA코리아는 지난해 상반기에 최대 1000만원 이상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대규모 프로모션을 전개, 재고털이에 속도를 붙였다. 덕분에 지난해 내수 총 판매량은 2014년(1163대) 이후 최대 실적인 980대를 달성했다. 하지만 2017년 8월 3대를 끝으로, 판매량은 쭉 0대를 찍으며 수입차 시장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피아트는 2013년 친퀘첸토(500)를 출시하며 국내 프리미엄 소형차 시장을 독점하던 미니(MINI)의 대항마로 등장했다. 하지만 초반 가격책정 실패와 낮은 인지도 여파로, 성공적인 시장 안착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500X 모델을 출시하며 가격을 대폭 낮추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소비자 반응은 처참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피아트의 한국 시장 철수가 결정된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피아트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지만, 정작 FCA코리아는 판매 회복의 핵심인 신차 출시와 관련해 아무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FCA코리아는 피아트를 비롯해 크라이슬러, 지프 등 3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지만, 스포츠유틸리티(SUV) 전문 브랜드인 지프에 판매 역량을 모으고 있다. 국내 SUV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편승해 판매량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지프 전용 전시장을 새롭게 여는가 하면 최대 100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피아트와 관련된 신차 투입이나 브랜딩 계획은 전무한 상태다.

이 같은 움직임은 FCA 본사가 세단에서 픽업 트럭과 SUV 중심의 경영 전략을 짠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일본과 중국 등 사업이 부진한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한 점도 한국 철수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FCA코리아 측은 철수설을 부인하고 나섰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세단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장 내 경쟁력 확보를 위한 리브랜딩 작업 중이다"며 "다만 올해 지프가 신차 3종을 출시할 예정이어서 당분간 판매 모델을 선정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다양한 신차로 빠르게 세를 넓혀가고 있지만, 피아트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브랜드 경쟁력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 내수 시장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철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