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신임사장이 늦어도 이달 말 선정될 예정이다. 한전과 한수원, 한전KPS만 사장 선임을 마무리하면 전력공기업 10곳의 수장이 모두 채워지면서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전남도 나주시에 있는 한국전력 본사. <사진제공=한국전력>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한국전력의 사장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장기간 공석이었던 최대 발전공기업의 수장 자리가 채워지면서 그간 차질을 빚었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 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이하 한전)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7일 사장 공모를 진행한 결과 4명이 지원했다. 이에 따르면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 구자윤 한양대 전자시스템공학과 교수, 정창덕 송호대 총장을 비롯해 익명을 요구한 한전 내부인사 출신 1명 등이다.

사장 선출이 4파전 구도로 전개될 예정인 가운데 한전 안팎에서는 김 전 회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공직과 업계 모두를 경험한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는 평가다. 행정고시 17회 출신인 김 전 회장은 산업부의 전신인 상공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산업부 1차관을 역임하는 등 장기간 공직을 경험했다. 여기에 하이닉스반도체 사장과 한국지멘스 회장 등 민간기업의 수장을 맡으면서 업계의 실무 감각도 익혔다.

구자윤 한양대 교수는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해 그르노블공과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송배전 분야에 세계적인 권위자로 알려진 그는 대한전기학회 회장과 전력산업 최고의 의결기구인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특히 한전사외이사를 지내 한전 내부 사정에도 밝다.
 
정창덕 송호대 총장은 단국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후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에서 석사, KAIST대학원에서 경영정보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6년 한국유비쿼터스학회 회장과 국제유비쿼터스협회 부총재를 역임했으며 산업부와 정보통신부 국가전략회의위원, 청와대 정책기획 자문위원 등을 맡았다. 고려대 검퓨터정보학과 교수, 강릉영동대 총장, 안양대 총장을 거쳐 2017년부터 송호대 총장을 맡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내부인사 출신 1인은 한전 부사장 출신으로 친원전 인사로만 알려져 있다.

한전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달 9일 서류심사에 착수했다. 12일 면접심사를 진행한 뒤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인사검증을 거쳐 선별된 최종 후보자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게 된다.

한전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의 현안을 추진할 핵심 전력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2월 조환일 전 사장의 사임 이후 장기간 사장의 공백으로 인해 난항을 겪어왔다. 한전계열 전력공기업들이 한전의 눈치를 보며 전력 현안 추진에 힘이 실리고 않고, 국내외 사업 현안들에 차질을 빚어왔다.

구체적으로 한전은 현재 21조원 규모인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차기 협상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프로젝트의 입찰이 오는 4월 진행될 예정이다.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아 사우디에 원전을 수출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한바 있다. 가장 적극적이어야 하는 한전이 수장이 공석인 탓에 추진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어 더 이상 인선이 늦춰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새 수장 자리의 어깨 무게는 무겁다. 한전은 2017년 4분기 13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고 18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한데다 원전 축소와 신재생 추진 여파로 올해도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고 있어서다. 탈원전ㆍ신재생이라는 변하지 않는 정책적 가도 위에서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에너지 전환을 통한 전력 수급과 해외 원전 수주전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한전의 적자 실적을 회복시킬 역량 발휘가 신임 사장에게 요구되고 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한전보다 사장 선임 진행이 근소하게 앞서있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지난달 26일 임원추천위원회 면접심사를 통해 사장 후보자를 중 3명으로 추린 뒤 27일 기재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했다. 이에 따르면 후보자는 정재훈 전 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 권홍기 한신대 초빙교수, 김동수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정책위원 등이다.

한전과 한수원이 직접적으로 연계된 현안인 사우디 원전 수출이 4월에 있는 만큼 두 기관의 신임 사장은 늦어도 이달 중으로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수장 자리가 채워지면 그동안 주춤했던 사업들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8일 서부발전과 남부발전이 인선을 마친 가운데 한전과 한수원, 한전KPS만 사장 선임을 마무리하면 백운규 장관 취임 이후 전력공기업 10곳의 수장이 모두 채워진다. 이에 탈원전, 탈석탄, 신재생 확대를 지향하는 현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에 더욱 힘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병숙 서부발전 제8대 사장이 지난 8일 충남 태안 본사 대강당에서 취임식을 하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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