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많은 방문객이 들어서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이뉴스투데이 오만학 기자] “‘가치소비’라고 하잖아요. 비용이 조금 더 들어가더라도 기왕이면 예쁜 걸로 사 집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려는 수요가 제법 많습니다.”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8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 참여한 한 가구업체 마케팅 담당자는 올해 홈퍼니싱 트렌드에 대해 이 같이 바라봤다. 저렴한 가격과 실용성 등을 고려하는 추세보다는 가격대와 관계 없이 디자인 면에서 눈길을 사로잡아야 예뻐야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각 참여업체들은 자사의 주거 가구를 선보이며 관람객 끌어들이기에 분주한 모습이었다.

특히 리빙디자인페어는 그 해의 홈퍼니싱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행사인 만큼 각 회사 관계자들은 저마다의 차별화된 콘셉트를 내세웠다.

리빙디자인페어는 콘텐츠 미디어 전문기업 ㈜디자인하우스와 코엑스가 주최하는 행사로, 코엑스 1층 A·B홀(Hall), 3층 D홀에서 약 35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홀 안으로 들어서자 침구, 그릇, 식기 등 다양한 가정용 가구와 주방용품들로 채워진 부스들이 가득했다.

식기용품 부스 <사진=오만학 기자>

특히 이들 부스들은 최근 화두로 떠오른 ‘홈퍼니싱’ 트렌드를 반영하듯 인테리어 소품인 '오브제'로도 손색이 없을 만큼 '디자인'에 특화된 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홈퍼니싱(Home Furnishing)'은 집이라는 의미의 홈(Home)과 꾸민다는 퍼니싱(Furnishing)의 합성어다. 가구와 인테리어, 생활용품 등을 활용해 집 안을 꾸미는 것을 말한다. 업계에 따르면 홈퍼니싱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2조5000억원이며, 오는 2023년에는 18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홈퍼니싱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현재의 삶을 즐기는 ‘욜로(YOLO)’에 이어 ‘휘게(HYGGE)’ 바람이 불면서 가구업계에까지 홈퍼니싱 열풍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휘게'는 덴마크어로 ‘편안하게, 함께, 따뜻하게’를 뜻한다. 집이라는 주거 공간을 중심으로 가족 또는 친구와 아늑한 일상의 행복을 추구하는 개념이다.

올해의 컬러인 '울트라 바이올렛' 색으로 디자인된 가구 모습 <사진=오만학 기자>

그 중 올해의 색을 입힌 가구들이 눈에 들어왔다. 글로벌 가구 업체 ‘보에(BOE)’, 인테리어 가구 업체 ‘플랫 포인트(FLAT POINT)’ 등은 올해의 컬러인 ‘울트라 바이올렛’, ‘파스텔’ 색으로 디자인한 가구용품을 선보였다.

한 업체 관계자는 “기존 원목 가구들은 너무 무거운 느낌이 들어 젊은 층에서는 꺼리는 편”이라며 “요즘 트렌드를 반영한 파스텔톤 컬러의 제품들을 선보이다 보니 신혼부부 등 젊은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도 “옛날에는 싸고 펜시적인 것들이 많이 나왔는데, 요즘에는 수저 하나만 사도 예쁜 걸 사려는 수요가 많아 최근 감성을 반영한 제품들이 줄을 잇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최모씨(35·여)는 “어떤 디자인들이 많이 나오나 알아보러 왔다 너무 맘에 드는 색상의 가구가 있어 바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색상’이 아닌 ‘곰돌이 푸우’, ‘아이언맨’ 등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로 디자인된 가구들도 눈길을 끌었다. 어린 자녀를 둔 관람객들이나 ‘키덜트(kidult, 아이들 같은 감성과 취향을 지닌 어른)’족을 공략한 콘셉트로 해석된다.

이들 관계자들은 “일명 ‘덕후(어떤 분야에 몰두해 마니아 이상의 열정과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층 사이에서는 자신이 선호하는 캐릭터 제품들로 집안을 꾸미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주방 가전제품 업체 '시그니처'의 냉장고 <사진=오만학 기자>

‘홈퍼니싱’ 콘셉트를 내세운 업체들의 대부분이 소비자들의 ‘가치 소비’ 트렌드를 공략하고 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이들은 적당한 가치만 충족되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꿰뚫고 있었다.

가구 업체 ‘라쏨(Lasomme)’은 이번 박람회에서 유명 화장품 편집숍에나 볼 수 있는 디자인의 화장대를 선보였다. 이 제품 가격은 기존 화장대보다 가격대가 높은 70만원대에 형성돼 있었다.

심지어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침대 메트리스나 주방 가전을 내놓은 곳도 있었다.

글로벌 주방 가전제품 업체 ‘시그니처(SIGNATURE)’ 관계자는 “자사의 제품의 경우 주방가구와 어우러져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제품 구매 시 주방 인테리어까지 한꺼번에 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면서도 “나만의 주방을 꾸미고 싶어 하는 소비자들이 욕구가 높아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에서 판매되고 있는 냉장고 제품은 보통 1000만원 후반대에서 2000만원대 사이에 책정돼 있다.

한편 이번 ‘서울리빙디자인페어’는 오는 10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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