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노조 "이익 챙기기 혈안된 GM…'먹튀방지법' 제정해야"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한국지엠주식회사 노동조합이 군산공장 폐쇄 철회를 촉구하며, 경영실사에 노조를 참여시키라고 요구했다. 또 외국 투자기업의 막무가내 행태를 규제할 수 있는 '먹튀방지법' 제정을 강력히 주장했다.

6일 한국지엠 노조는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대정부(산업은행·국세청·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실시로 한국지엠 적자경영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묵묵히 일한 노동자에게 전가시키고, 이익 챙기기에 혈안된 파렴치한 제너럴모터스(GM) 자본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GM은 군산공장 폐쇄를 포함한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적자경영에 대한 책임과 함께 30만 노동자의 미래가 보장되는 구체적인 신차투입확약을 제시해야 한다"며 "다만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우리 정부와 노조에 어떠한 협조도 요구하지 말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노조는 산업은행과 GM 본사의 합의서 공개 및 노조의 공동경영실태조사, 국세청의 한국지엠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 국회의 먹튀방지법 제정 등 세 가지를 요구했다.

노조는 "산은은 비공개로 숨겨온 GM과의 합의서를 공개하고 노조와 공동경영실태조사를 실시해 제2의 부실경영 사태를 막아야 한다"며 "국세청은 한국지엠의 부실경영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통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 아울러 국회는 한국지엠의 매출원가율, 이전가격, 고금리차입금, 업무지원비의 실체를 파헤치고 이제라도 외투기업의 막무가내 행태를 규제할 수 있는 먹튀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임한택 민주노총 한국지엠지부장은 "노조는 그동안 청와대나 산은 등에 한국지엠의 부실경영에 따른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해 왔다"며 "하지만 이들은 지금까지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제라도 정부와 한국지엠, 노동자가 모두 모여 회사경영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실사에도 노조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한국지엠 군산공장의 2500여명이 넘는 노동자가 희망퇴직을 했다"며 "이것은 희망이 없는 절망퇴직"이라고 비탄했다.

양 부위원장은 과거 미국발 금융위기로 GM 부도가 났을 당시 한국지엠은 연간 90만대의 소형차를 생산하며 본사 회생에 엄청난 기여를 했지만, 높은 매출원가율과 과도한 연구개발비, 본사의 의도적인 높은 고이율차입금 등으로 한국지엠이 적자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산은은 2014년부터 시작된 GM의 먹튀행각을 알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취를 취하지 않았고, 이제서야 소 읽고 외양간 고치기 식으로 허둥되고 있다"며 "산은은 실사에 반드시 노조를 참여시켜야 한다. 또 외국자본의 먹튀행각을 법적·제도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7일 재개되는 '4차 임금 및 단체협상'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정해철 한국지엠 노조 정책기획실장은 "내일 회사 측에서 요구안을 전달하면 이것을 토대로 오는 15일 대의원 회의를 열어 노조 측 요구안을 만들 것"이라며 "회사 요구안으로 공방을 벌일 필요 없고, 우리 측이 만든 것으로 담판을 짓겠다"고 했다.

한편 노조는 산업은행과 국세청, 국회, 미국 대사관 앞에서 요구안이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1인 시위를 진행한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