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면세점 화장품 매장에서 관광객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경아·오만학 기자] 화장품 업계가 중국의 두 얼굴로 냉탕과 온탕을 오가고 있다.

지난달 대(對)중국 화장품 수출액이 큰 폭으로 증가했고 중국 현지인들은 국내 화장품 브랜드를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반면 내수 시장에선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DD·사드)’ 보복 조치 영향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업계는 의존도가 높던 내수를 벗어나 중국 현지 시장으로 나가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으로 생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화장품 수출액은 3억6052만달러(약 387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다. 중국 수출액이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대(對)중 화장품 수출액은 1억5147만달러(약 1625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93%가량 폭등했다.

특히 사드 갈등이 이어졌던 지난해에도 한국 화장품의 중국 판매액은 전년 대비 23.4% 늘었다.

한국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중국 현지인들의 인지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외국계 투자기관 ‘크레디리요네(CLSA)’가 중국 현지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현재 가장 많이 구입하는 기업’을 묻는 물음에서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각각 세 번째와 여덟 번째로 꼽았다.

지난해 뷰티 업계에 ‘중국’은 악몽 같은 존재였다.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대부분의 화장품 업계 실적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 731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4% 감소했다. 급격한 실적 악화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이후 지켜오던 업계 1위 자리를 LG생활건강에 내주게 됐다.

미샤 등을 보유한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영업이익(11억원)이 전년 대비 53.8%나 급감했다.

잇츠한불과 토니모리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4% 감소, 적자 전환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던 LG생활건강도 로드샵 브랜드 더페이스샵 매출이 전년 대비 12.6% 하락했다.

이런 상반된 현상 속에서 화장품 업계는 중국 현지 공략 전략을 통해 생존법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LG생활건강>

우선 LG생활건강은 올해 자사 고급 브랜드 ‘후’와 ‘숨’을 중심으로 최대한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하며 중국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지난해 '후'는 LG생건의 전체 화장품 매출(3조3111억원) 3분의 1 수준인 1조4000억원을 기록할 만큼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에이블씨엔씨도 중국 시장 공략으로 돌파구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미샤는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로 1063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자체 보유자금을 더해 올해부터 2년간 2289억원을 중국시장 공략에 투자할 계획이다.

잇츠한불은 중국인들에게 인기가 많은 달팽이크림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방식으로 중국 시장에서의 매출 증대를 노린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10월 중국 화장품 유통 전문기업 'DMX'와 맺은 공급 계약을 통해 중국 시장에서 매출을 꾸준히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이다.

토니모리는 또 올해 현지 생산공장 ‘메가코스’가 완공 예정돼 있어 중국 매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중국 리스크로 자존심을 구겨야 했던 아모레퍼시픽은 중국만 바라보지 않고 사업 무대를 더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내달 호주 진출이 예정돼 있고, 올 1분기까지는 중동 무대로까지 진출할 계획”이라며 “꾸준히 사업 무대를 확장해 지속적인 성장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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