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김영남 北대표단 출국... 김여정, 문 대통령에게 "꼭 평양 오세요"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문 대통령은 11일 북측 고위급대표단에게 "우리가 만난 것이 소중하다"면서 "이 만남의 불씨를 키워서 횃불이 될 수 있게 남북이 협력하자"고 제안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동계올림픽 참석차 방남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마지막 일정을 함께하면서 남북 대화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자는 뜻을 밝혔다.

이에 김 제1부부장은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라며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이날 저녁 김 제1부부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과 서울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오후 7시에 시작되는 공연에 앞서 문 대통령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에서 북측 대표단과 만나 환담을 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께서 바쁘고 전반적인 대사를 보살펴야 하는 데도 귀중한 시간을 내주셔서 기쁘고 인상적이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삼지연 관현악단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 전날인 8일에 강릉에서 공연한 점을 언급하며 "강릉 공연도 감동적이었지만 서울 공연은 관객도 많고 시설도 더 좋다"고 화답했다.

이에 김 상임위원장은 "대통령과 함께 의견을 교환하고 자주 상봉할 수 있는 계기와 기회를 마련했으니 다시 만날 희망을 안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제1부부장 등 북측 대표단은 오후 6시 59분께 공연장으로 들어섰고, 객석에서는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문 대통령의 오른쪽에는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이 나란히 앉았고 문 대통령의 왼쪽으로는 김 여사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이 앉았다.

삼지연 관현악단의 공연은 첫 곡인 '반갑습니다'를 시작으로 'J에게' 등이 이어졌고, 관현악 메들리가 끝날 때쯤 문 대통령은 무대를 향해 손뼉을 쳤고 김 제1부부장은 흐뭇하게 이 모습을 지켜봤다. 김 제1부부장은 중간중간 곡을 설명해주는 듯 문 대통령과 귓속말을 나누기도 했다.

공연이 끝날 무렵 현송월 삼지연 관현악단 단장의 노래가 끝나자 김 상임위원장, 김 제1부부장 모두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공연 무대의 배경에는 이산가족 상봉 장면이 나왔고, 북측의 여가수와 소녀시대의 서현은 껴안으며 인사했다.

1시간 30분 가량의 공연 관람을 마친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상임위원장, 김 제1부부장은 관객의 호응 속에 무대 쪽으로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공연장을 나온 문 대통령은 김 상임위원장에게 "마음과 마음을 모아서 난관을 이겨나가자"는 말과 함께 작별인사를 했다.

이날 공연에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참모진과 정세균 국회의장,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김동철 원내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와 노회찬 원내대표 등도 함께 공연을 관람했다.

한편, 이날 공연 관람을 끝으로 김 제1부부장과 김 상임위원장 등 북측 고위급대표단은 2박 3일간의 방남 일정을 끝내고 북한으로 떠났다.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이날 밤 10시 24분께 인천국제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출국했고, 조 장관 등 우리측 당국자들이 공항에서 이들을 환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