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에 롱패딩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경아·오만학 기자] “조카가 아직도 롱패딩이 없어요? 친구들은 다 입고 다닐 텐데…. 명절이기도 하고 삼촌이 이런 거 하나 딱 해주면 좋죠.”

7일 오후 서울 시내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을 방문해 조카의 롱패딩을 알아본다는 기자의 말에 백화점 직원이 ‘얼른 하나 장만해 달라’ 성화였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선 교복이나 마찬가지라 사이즈가 품절돼 그나마 남은 제품도 언제 떨어질지 모른다고 했다.

예년보다 일찍 시작된 한파에 ‘평창 롱패딩’바람까지 더해져 올 겨울 롱패딩이 연령대를 불문하고 패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올 겨울 불어닥친 롱패딩 광풍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불패딩’으로 불리는 네파의 사이폰 벤치다운은 올 겨울 시즌 전년 대비 340% 증가한 총 9만5000장이 판매됐다. 아이더도 같은 기간 롱패딩 판매 매출이 전년과 비교 약 20% 상승했다. 유니클로와 레드페이스 역시 주력제품이 완판되며 롱패딩 바람을 타고 있다.

특히 노스페이스와 함께 ‘롱패딩 교복’ 바람을 이끌고 있는 디스커버리는 올 겨울 주력 제품 ‘레스터 벤치파카’ 판매율이 전년 동월 대비 85%가량 폭등했다.

롱패딩 열풍을 알아보기 위해 현장에서 만난 백화점 직원들은 롱패딩 만이 갖는 특화된 보온성에 학생들의 교복 트렌드까지 더해져 롱패딩이 학생들 사이에서 사이드 교복으로 자리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디스커버리 매장 직원 김모씨는 “롱패딩은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교복 수준이 됐다”면서 “길어서 보온성이 좋아 학생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이어 “여자애들 같은 경우 다리를 다 덮어줘서 인기가 좋다”며 “찾는 고객은 많은데 일부 사이즈가 품절돼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백화점 아웃도어 매장에서 한 학부모가 롱패딩 제품을 둘러 보고 있다. <사진=오만학 기자>

인근 노스페이스 매장 직원 정모씨 역시 “활동이 많은 어른들에겐 다소 불편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은 기껏해야 등·하교나 학원갈 때 정도나 입어 활동성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특히 여학생들 같은 경우 교복치마를 짧게 입는 트렌드가 있어 무릎까지 덮어주는 롱패딩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 사이에서 워낙 인기가 좋다 보니 어떤 애들은 두 달을 기다리다 겨우 받아간 경우도 있다”며 “또 다른 교복으로 자리 잡다 보니 엄마들이 아이들 기 차원에서도 꼭 입히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롱패딩을 판매하는 아웃도어 매장 곳곳에는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이 매장을 둘러보며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제품을 무엇이냐’고 묻는 등 진열된 롱패딩에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40여만원대의 롱패딩 가격에 혀를 내두르면서도 롱패딩 주위를 쉽게 떠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주부 신모(43·여)씨는 “솔직히 가격이 부담스럽지만 다른 애들 다 입는다는데 우리 애만 안 입힐 수도 없다”면서 “뭐 하나라도 부족한 거 없이 채워주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른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한모(48)씨 역시 “딸에게 맞는 게 있을까 싶어 잠깐 나오게 됐다”면서 “딸아이에겐 ‘굳이 필요가 있느냐’고 했지만 주위 학생들을 보면서 마음이 쓰였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