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경아 기자] 호텔업계가 서울 ‘홍대’ 상권에 주목하고 있다. 특급호텔과 비즈니스호텔이 우후죽순(雨後竹筍) 생겨났던 명동과 강남 역삼~선릉역 일대를 벗어나 상대적으로 호텔 수가 적으면서도 ‘핫’한 상권으로 모여들고 있는 것이다.

31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인근에는 ▲호텔 아만티 홍대 ▲나인브릭 호텔 ▲메리골드호텔 ▲호텔 더 디자이너스 홍대 등이 있다. 이날 정식 오픈한 롯데호텔의 ‘L7홍대’가 들어서기 전까지 마포구청에 등록된 호텔만 20여개다. 객실 수만 총 2300여개가 넘는다.

홍대 인근에서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고 있던 ‘서교호텔’이 대대적 리모델링 공사를 거쳐 오는 4월 ‘RYSE서교 오토그래프 컬렉션’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이 외에도 애경그룹 주력 자회사인 제주항공에서 운영 중인 ‘홀리데이 인 익스프레스’ 호텔은 올해 8월 공항철도 홍대입구역 인근에 294객실 규모로 홍대점을 오픈한다. 애경그룹 신사옥의 7~16층을 사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호텔가에서 홍대 상권에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기존 상권에선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급 투어리스트 호텔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2년 ‘관광숙박시설 확충을 위한 특별법’ 제정 후 신규 호텔 오픈의 진입장벽이 낮아짐에 따라 기존 빌딩 등을 개조해 ‘일반호텔업’으로 용도 변경 허가를 받아 문을 연 중소호텔도 부지기수다.

특히 홍대 상권의 특징은 관광객 외 20~30대 내국인까지 전부 타깃이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내국인들 사이에서도 호텔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등의 트렌드가 증가하면서 관광객 외 내국인까지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문을 연 L7홍대 역시 이 같은 소비형태에 주목해 ‘인디 컬처’와 모던 빈티지에 열광하는 20~30대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일본인 관광객들의 취향을 고려한 객실 타입도 준비했다.

홍대 상권이 있는 마포구는 서울 지하철 5호선 마포역과 공덕역 인근까지 신규 호텔이 추가로 더 들어설 예정이다. 마포역과 공덕역은 광화문과 종로, 여의도 등과 인접한 곳이다. 이 지역에는 신라호텔의 비즈니스 호텔 ‘신라스테이’도 자리하고 있다.

마포구는 지난해 서울시에 ‘마포로1구역 제12․13지구 도시환경정비계획 변경수립․정비구역 변경지정’을 요청한 바 있다. 해당 구역의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325실 규모의 호텔 등을 신규 건설하겠다는 게 기본 계획이다.

숙박업 수요는 줄지 않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비즈니스급 호텔 수 급증에 대한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대기업 운영 호텔 외 중소브랜드가 명동 상권처럼 생길 경우 출혈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른 호텔 서비스 질의 하락도 불가피하다.

실제로 2012~2013년도에 우후죽순 생겨난 중소호텔들은 5~6년이 지난 올해 들어 차츰 객실 내 하자들이 드러나고 있기도 하다.

호텔업은 건물을 완공한 후 영업을 시작하더라도 시설 유지비에 상당 부분을 투자한다. 건물이 오래된 경우는 객실 리뉴얼이나 보수 작업 등을 통상적으로 3~5년 주기로 해야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나 특별법 제정 후 우후죽순 생긴 중소형 호텔들은 이 부분에 투자를 하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거나 6성급 해외 럭셔리호텔처럼 자본력이 탄탄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 객실 정비 등을 담당하는 직원들도 대기업 호텔 브랜드 외 중소형호텔에서는 계약직 혹은 외주 업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객실 청결도 등이 깔끔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호텔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관광호텔업으로 등록하려면 소방법 등 건물 안전성 확보 등 허가 받는 절차가 굉장히 까다롭다. 그런데 일반호텔업은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단하다”면서 “이 때문에 안전성에서도 사고가 나면 피해 정도는 관광호텔보다 용도 변경을 한 일반호텔이 피해 정도는 더 커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일반호텔업으로 등록한 영업장은 수익이 나지 않으면 오피스텔로 돌릴 수 있어 3년 주기로 하는 객실 유지보수도 잘 안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방한 관광객이 늘어나 숙박 시설이 부족해 생긴 특별법이지만 이 법 제정 이후 평균적 호텔서비스 질도 매우 낮아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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