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그룹회장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이뉴스투데이 김민석 기자] 하나금융그룹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2일 차기대표이사 회장후보로 김정태 회장을 단독추천하며 재연임을 확정지었다.

윤종남 하나금융 회추위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 성장 기반 확보, 그룹의 시너지 창출 및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돼 회추위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향후 3년간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하나금융의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가길 기대한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 행원에서 회장까지… KEB하나은행 출범 신화 쓰다

김정태 회장은 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옛 서울은행 은행원으로 금융업에 투신했다. 그는 신한은행을 거쳐 1992년 하나은행 창립 멤버로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01년 하나은행 가계영업본부담당 부행장보와 2003년 하나은행 가계고객사업본부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동안 그는 추진력, 영업능력, 친화력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그는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 2006년 하나대투증권 사장을 거쳐 2008년 4대 하나은행 은행장에 올라섰다.

김 회장이 하나금융그룹회장으로 처음 선출된 것은 2012년이다. 이후 한 번의 연임을 포함해 그는 6년의 임기 동안 금융역사 110년 사상 금융이슈 가운데 하나로 기록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 출범을 진두지휘했다. 2015년 9월 우여곡절 끝에 통합된 하나·외환은행의 시너지는 컸다. KEB하나은행으로 법인명을 바꾼 뒤 자산규모는 337조5000억원이 됐다. 이는 당시 312조5000억원이던 국민은행, 306조2000억원이던 우리은행을 앞지른 성적이다. 

수치 뿐 아니라 통합 과정에서 보인 그의 노력도 인정받았다. 그는 먼저 노조를 찾아가 통합의 이유를 설명하고, 전국 지점을 돌면서 고용안정과 통합에 따른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이 과정으로 임직원들의 신뢰를 쌓았다.
이런 그의 동분서주는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하나금융이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 3년 6개월을 끌어오던 통합법인을 단숨에 출범 시킨 것이다. 이렇게 출범한 하나금융은 1조5410억원의 2017년 3분기 누적 연결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인수전이던 2015년말 기록한 9097억원보다 69.4%나 증가한 성과를 올렸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62.4% 신한은행은 14.3%를 기록했다.

또 김정태 회장은 디지털 혁신으로 금융 시장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외부 신기술을 금융에 접목, 국가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손님 금융 편의성을 강화시켰다. 금융권 최초 멤버십 프로그램 '하나멤버스' 등 플랫폼 중심 금융 패러다임을 선도했다. 또 하나멤버스 글로벌화 계획에 따라 국내 최초 글로벌 통합 디지털자산 플랫폼 구축을 위한 글로벌로열티네트워크(GLN, Global Loyalty Network) 컨소시엄을 개최했다.

국내 금융권 최초로 그룹 13개 관계사의 인적, 물적 IT인프라 통합을 위한 통합데이터센터를 준공키도 했다. 글로벌 영토 확장에도 집중했다. 24개국에 은행 145개 금투 2개 캐피탈 10개의 157개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는 인도네시아, 중국 현지법인의 안정적인 통합 및 성공적인 현지화에 기여했다. 이어 마이크로파이낸스, 리스투자, 자동차금융 등 비은행 중심 신시장 개척에 일조했다. 그가 만든 하나금융은  15조9000억원의 시가총액과 363조3000억원의 총자본을 지닌 대형 그룹이 됐다.

◆ 특혜대출·채용비리·셀프연임 논란…금융당국과 대립하며 연임 불가능성 제기

하나금융의 수익을 수직 상승시킨 김 회장의 3연임을 의심하기는 어려웠다.
하나금융은 회추위를 꾸려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 임기가 만료되는 회장직 선출과정을 시작했다. 회추위는 지난 5일 27명의 롱-리스트를 발표하고 구체적인 숏-리스트 구성에 나섰다.
그런 김 회장에게 걸린 의혹을 조사하던 금융감독원이 12일 구두로 회추위를 중단하라는 제재를 가하면서 회장 선임 절차에 제동이 걸렸다. 이어 15일에는 문서를 발송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금감원의 제재 이유는 하나은행의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과 채용비리 의혹이었다. 박근혜 정부의 비서실세 가족이 연루된 벤처기업인 아이카이스트에 지난 2015년 7월부터 1년 동안 20억2000만원을 대출했으나 8억5700만원이 미수금으로 남은 것이 화가 됐다. 또 김 회장이 셀프연임을 시도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하나 회추위는 금융당국과 대립각을 세울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서도 회장선출과정을 강행했다.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었다. 이에 금융사 인사 관치 논란이 불거지자 금감원이 발을 뺐다. 회추위는 예정대로 절차를 진행했고 김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 3연임 성공한 김정태 회장…연착륙 위한 향후 과제는

김 회장은 신년사에서 편안한 가운데서도 늘 위태로움을 잊지 않는다는 뜻의 '안불망위'자세를 기치로 내걸었다. 지난해 하나금융이 맺은 결실에 안주하지 않고 내외적 협업으로 경쟁력 강화를 약속한 것이다. 이어 그는 ▲업의 본질 이해와 재정립 ▲휴머니티에 입각한 기업문화 정착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수작업의 전산화로 효율성 제고를 올해 목표로 제시했다.
또 그는 지난해 구축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글로벌 통합 디지털 자산 플랫폼인 GLN컨소시엄을 확대하는 것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가 강조한 참여형 플랫폼을 통한 금융기관과 핀테크업체의 경쟁과 협업 비즈니스 구축도 풀어야 할 과제다.

김 회장은 차기 회장후보로 추천된 후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소감처럼 3연임이라는 기록 앞에 그가 짊어진 책임감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에 그가 내건 베의 날줄과 씨줄처럼 일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계획해 천하를 바르게 경영한다는 뜻의 ‘경천위지’의 취지에 맞게 그룹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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