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뱅크의 다음 카카오 제주 본사(왼쪽)와 K뱅크의 KT 광화문 본사

[이뉴스투데이 김희일 기자] #복학생인 김모(28)씨는 최근 가상화폐 스테이터스네트워크토큰(SNT)에 300만원을 투자했다. 주변에서 가상화폐로 큰 돈을 번 모험담이 이어지자 호기심이 발동한 김씨 역시 가상화폐 투자에 본격 나선 것이다. 김씨는아르바이트를 통해 번 용돈과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서 일부 금액을 대출 받아 이를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개당 910원에 매수한 SNT가 한 때 394원대까지 떨어지면서 김씨가 투자한 돈을 모두 날리게 생겼다. 김씨의 시름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23일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원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4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13,520,000원으로 전일 대비 1.4% 올라 거래되고 있다. XRP(리플)의 경우 오후 1시29분 현재 1653원에 전일대비 8.18% 올라 거래중이다. 잠시 비트코인 가격상승이 돋보이지만 가상 화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정부 방침과 엮이며 가격 폭락등도 있어 마냥 낙관적으로 바라볼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 당국에선 가상화폐 계좌가 실명 확인이 어렵다보니 막대한 투자금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며 가상화폐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권 일각에선 가상화폐에 대한 투자 붐 속에서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의 소액대출이 늘고 있는 점을 주목한다. 특히, 가상화폐 투자 광풍의 주축이 20-30 대인 점을 감안하면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젊은층들의 가상화폐 투자에 자금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특성상 대학생이나 취업준비생 등 별 소득이 없는 20-30대들에게도 까다로운 절차 없이 쉽게 대출 해주고 있다. 인터넷은행에서 대출 받아 이 돈이 가상화폐 구입에 투자된다는 것인데 가상화폐 시장으로 몰려든 자금 중 상당 부분이 신용대출 시장에서 유입됐다는 점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조사한 지난해 일반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으로 구성된 기타대출은 전년 대비 21조6,000억원이나 늘었다.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증가 폭이 가장 컸던 걱이다.

한국은행측은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등장으로 저금리 모바일 신용대출 시장이 급성장한 탓에 이처럼 대출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비상금대출’이나 케이뱅크의 ‘미니K마이너스통장’등은 신청조건도 단순해 대학생이나 무직자의 경우 이를 통해서 50만~500만원씩 대출이 가능하다.

모바일 신용대출의 자격 조건에 별도의 직업이나 소득을 요구치 않고 해주다 보니 누구나가 대출을 자유로이 받을 수 있다. 이같은 정보는 가상화폐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상 대출 정보에도 자주 등장한다. ‘돈 없으면 인터넷뱅킹 대출로 투자하라’, ‘인터넷은행 대출 200만원 받아 비트코인 1개 샀더니 2,000만원 됐다’, ‘대출 이자는 물론 원금도 하루에 다 갚을 수 있다’는 등 대출을 통한 가상화폐에 투자할것으로 주문하는 유혹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이들 커뮤니티에선 빚을 내 가상화폐에 투자할 것을 권유하며 대출 후 투자에 성공한 경험담까지도 끝없이 올라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온라인 커뮤니티등을 통해서 가상화폐에 대해 관심을 유도하거나 대출을 유발하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가상화폐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시 빚을 내서 투자한 대학생 등 20-30대 젊은 층 상당수가 하루아침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할 수 잇는 우려가 큰 것이 문제다”고 꼬집었다. 실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사람들의 절반 이상이 경제력이 떨어지는 20-30대가 주류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영향력 확대에 위기감을 느낀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은 2030세대를 집중 겨냥해 공격적인 신용대출 영업에 나섰다. 이에 뒤질세라 인터넷 전문 은행들도 쉬운 대출을 무기로 가상화폐시장에 투자하는 2030 세대들을 겨냥, 막대한 대출을 통해 쏠쏠한 이자 수입을 봐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정부가 최근 가상화폐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보이고 가상화폐 시장의 거품도 걷혀 성장세 마저도 주춤하고 있다. 가상화폐의 가격이 단기간에 회복되지 않는다면 결국 신용대출을 쉽게 받았지만 이를 갚지 못하는 20-30세대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에게 대출해준 인터넷은행들의 대출상품들도 결국 회수에 실패해 부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한 때 돈놀이 재미에 푹 빠진 인터넷 은행들이 하루 아침에 부실 대출을 떠안게 되는 처지로 전락할 수 있게 됐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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