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미래에셋 센터원빌딩<사진출처=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올 들어 1월도 중순이 넘어가고 있지만 은행권과 자산운용사의 신입사원 채용계획이 순탄치 않다. 

은행권에서는 희망퇴직으로 대규모 인력이 빠져나갔지만 희망퇴직이 신규 채용확대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I·핀테크·비대면거래 등 디지털혁신을 거듭하면서 은행권의 인력수요는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어 대규모 인력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다 은행직원들의 업무를 대신할 인공지능, 핀테크 등의 기술발전과 비대면거래 등으로 인해 점포 통·폐합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은행업계 전반에 필요한 인력 또한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게 업계 중론이다.

은행 내부에서도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금융화로 인한 고용유지와 신규채용대한 위기의식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직원들의 직무대체, 인력감축을 수반할 수밖에 없는 디지털금융화 시대가 도래함으로써 ‘희망퇴직자’수가 ‘신입사원’으로 채워지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매년 초 희망퇴직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280여 명이 희망퇴직을 했다.하나은행도 임금피크제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신청 받아 지난해 말 207명이 퇴직했다.

이 밖에 농협은행은 지난해 11월 10년 이상 농협은행에 근무한 40세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534명이 희망퇴직을 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 올해 신규채용 계획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며 “상반기 이후에나 구체적 계획이 나올 것이다”고 전했다. 이 은행뿐만 아니라 대부분 은행이 올해 신규채용 인원에 대해 여전히 고심하고 있는 모습이다.

자산운용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간판펀드에서 자금이 대거 빠져 나가며 줄환매가 이어져 속을 끓어야 했다. 1조원이 넘는 공룡펀드는 멸종됐고,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인덱스펀드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면서 펀드매니저의 위상도 땅으로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가 자산운용사 신규 채용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다. 대형 운용사 중 일부는 신규 채용이 아예 없었고, 신규 채용을 했더라도 신입이 출근을 포기하는 등 찬바람이 부는 모습이다.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신탁운용<사진출처=연합뉴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하반기 모회사인 한국금융지주와 함께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필기와 면접 전형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합격한 인원은 세 명. 하지만 세 명 모두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명확한 입사 포기 사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유난히 부침이 심했던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분위기가 영향을 끼치지 않았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해 간판펀드였던 네비게이터펀드를 운용하던 박현준 전 본부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자금 이탈에 몸살을 앓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6년 5명의 대졸 인턴사원을 정직원으로 전환했고, 1명의 대졸 신입을 뽑아 총 6명의 신입을 채용했다. 반면 지난해는 대졸 신입사원 채용이 단 한명에 그쳤다. 인턴사원은 3명을 뽑았지만 1명은 그나마 퇴사했다. 

일반적으로 운용사는 공채 시스템으로 신규 인력을 채용하기보다는 수시 채용을 활용한다. 신입보다는 경력직 채용을 선호하는 경향도 강하다. 하지만 갈수록 신입사원 채용이 줄고 있다는 것은 내부 사정이 좋지만은 않았다는 뜻으로 해석 가능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는 다른 업계보다 상대적으로 인력 이동과 이탈이 많은 조직이라 신규 인력 충원이 없거나 감소하면 자연적으로 전체 인력이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게 된다”며 “신규 채용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은 결국 비용 부담에 인력 자연감소 상황을 받아들였다는 얘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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