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알아나니 카타르 경제부 이코노미스트 / 예인경영문화원 중동경제 전문가

지난 12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주기를 맞아 자신의 또 다른 공약을 지켰다. 기념 연설에서 이스라엘의 수도로 예루살렘을 인정한다고 발표한 것이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은 공약 실행을 위해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현재 이스라엘 제1의 도시 텔아비브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는 것을 미 국무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중립 외교 정책을 깨고 이스라엘 우호 행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선언이었다.

전세계와 언론은 즉각적으로 우려를 표하며 잠시 조용한 중동의 평화에 또 다른 불행을 불러올 것이라고 비난했다.

백악관은 전세계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이전 계획은 적어도 3년이 걸릴 것이라며 긴장의 고조를 늦추려 하기도 했다. 

1995년 이후 텔아비브에 있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계획은 지난 22년간 미국이 지켜온 중동 외교 정책에 반하는 것이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을 더욱 악화 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주변 중동국들이 격렬한 반발은 당연한 의사 표시였다. 

1948년 1차 중동 전쟁 이후 끊임 없는 군사 대립과 혼란의 역사를 면밀히 관찰하면 주 원인은 결국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분쟁이다. 

수세기 동안 미국과 중동연합국의 중재로 평화로운 해결법을 찾으려는 노력으로 ‘두 개의 국가’(two-state solution)방안에 동의를 했지만 근본적인 해결법은 아니었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 안에 정착지를 이전시키는 것과 가자 지구 내의 소요를 막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끊임없는 분쟁이 반복되는 불행을 가진 두 국가의 문제에 "두 국가론이든 한 국가론이든 원하면 어느 것이든 수용할 수 있다"는 말로 답했다. 그의 답은 분쟁의 해결법을 제시한 게 아니라 문제를 다시 원점으로 회귀, 확대시켰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오히려 자국 내 트럼프 정권에 대한 불만과 탄핵 제기를 불식 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되고 있다. 그의 특유의 자극적이고 공격적인 화법과 전략도 번번이 반복되었고 일치하지 않는 실행으로 언론의 비난은 더 거세어지고 있다. 

또 이번 분쟁을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경험자와 전문가가 없어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가 퇴행적이면서도 비이성적인 성급한 정치 도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간과하고 있는 점은 아랍 국가들이 미국과 더 깊게 정치적, 군사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의 독단적인 정책 변경은 중동 내에서 미국을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며 유럽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 시킬 수 있다.

또한 보수적인 회교 근본주의자들이 단결하여 물리적 테러를 정당화할 또 다른 이유가 될 것이다. 중동뿐 아닌 전세계가 다시 화염의 위협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위험성이 현실화 되면 가장 큰 피해자는 자신일 수밖에 없음을 트럼프 대통령도 알 필요가 있다.

샘 알아나니 카타르 경제부 이코노미스트 / 예인경영문화원 중동경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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