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meh Al Anani 카타르 경제부 이코노미스트 / 예인경영문화원 중동경제 전문가

정치적 쇼맨쉽으로 유명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아시아 방문과 함께 태평양 질서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11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주년 기념 일정으로 11일간 중국, 일본, 한국, 베트남, 필리핀을 순회 방문한 가운데 일중·한중 간 정삼회담이 연이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1년이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환태평양경제동반자 협정 (TPP),파리기후협정에서 탈퇴하고 아시아와 유럽 국가들에게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를 외쳐왔다.

그는 "미국 공산품 제조업체와 산업에 우호적인 무역정책을 펼치기 위해서"라며 정책의 목적을 공연히 밝혀왔는데, 이 때문에 보호무역주의를 펼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회 방문 동안 아시아국 각국을 상대로한 로드맵도 발표됐다. 한국은 우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을 서둘러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또 일본에도 미·일 FTA 협상 과정에서 무역 불균형 시정을 요구했다.

미국의 강력한 조치가 현실화되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내에서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을 비롯 각국간의 정상회담이 개최되면서 중국과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이슈가 집중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아태 재균형' 전략과는 다른 '인태(인도-태평양) 전략'이란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다.

미국의 아태정책의 핵심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에 있는데, 오바마 시절의 '아태 재균형' 전략에 한계가 있었다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

쉽게 말해 인태(인도양-태평양) 개념은 태평양에 비해 멀게 느껴온 인도양을 한국 등 동맹국들이 가깝께 여기자는 개념이다.

특히 북의 군사적 도발과 핵개발이 남한과 일본에 더 위협적으로 발전하면서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취할 것에 대한 우려도 일고 있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대화를 통해 끝까지 평화적 해결을 찾으려는 노력도 보였다.

미국의 전임 대통령들과는 달리 유별나게 강경한 발언을 일삼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로 아시아 지역에서는 경제적 불안과 함께 한반도 전쟁 가능성까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치적 쇼맨쉽으로 손해를 본 것은 누굴까?

특히 중국과의 대화를 들여다 보면 북핵 문제와 관한 결론은 군사적 압박이 아닌 신중하고 긴밀한 평화적 공동 대응으로 의견을 모으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협상 대상자들을 심리적으로 압박하면서 실리를 추구하는 양면 전략은 무역 정책에서 더 영리한 포지션을 정했다. 중국과의 무역적자의 원인을 전임 대통령들의 유약한 결정 때문이라고 못박은 것이다.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한 비판을 가하기보다 미국 내부적 책임으로 돌리면서 자국 내 일자리 창출과 무역 불균형 해소를 도모했다. 이어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조치로 미국 제조기업들의 유턴(U-turn)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2017년 한국은 저조한 건설 투자와 해외수출로 1분기 1.1%, 2분기 0.6%의 낮은 경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산업 외의 주요 제조업들의 부진이 원인이다. 그러나 3분기 부터는 다행히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7년 만에 1.4%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저성장으로 산업조정기 경제가 보이는 보편적인 특징으로 트럼프 대통령 순방 이후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부터 이미 하락세가 시작된 한국경제를 어떻게 하기에는 트럼프가 변수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이며 아시아권 상대국들도 손해를 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반면 외교전에서는 완급을 조정하며 내부의 문제부터 해결하는 트럼프의 협상 능력과 비지니스 감각이 미국내 경제지표를 긍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동시에 법인세 인하를 골자로 하는세제 개편안이 미 상원을 통과함에 따라 법인세가 35%에서 20%대로 대폭 조정될 전망이다. 

법인세 인하로 기업 리쇼어링 현상이 본격화되면 달러 수요가 늘어 원달러 환율이 낮아지게 되는데 한국의 수출 기업에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사 코미디 프로그램들의 노골적인 조롱에도 당선됐고 파리기후협약 탈퇴 때에는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정면 비판까지 감수했다.

하지만 극단적 발언과 쇼맨십 뒤에는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실리주의가 있었다. 언론과 정치인들의 비난이 커질 수록 미국의 이득이 크게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을 눈여겨 볼 때다.

Sameh Al Anani 카타르 경제부 이코노미스트 / 예인경영문화원 중동경제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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