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덕에 되살아난 패션업계, 가성비와 지속가능한 상품개발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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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위덕에 되살아난 패션업계, 가성비와 지속가능한 상품개발이 절실
  • 진철호
  • 승인 2017.12.1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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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철호 패션아웃도어전문칼럼리스트

3년 만에 찾아온 12월 강추위와 내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특수는 꽁꽁 얼어있던 패션스포츠아웃도어시장에 온기를 주고 있다.

특히 '제로성장세'였던 전체 패션시장중에서도 아웃도어시장은 지난 2년간 마이너스 15퍼센트에 달하는 시장폭락세였기에 이번 강추위는 최고의 선물이 된 셈이다.

물론 닫혔던 소비자의 지갑이 열렸다고 해서 모든 패션브랜드나 상품이 깜짝 호황을 누리는 건 아니다.

이번 특수를 누리고 있는 롯데백화점의 ‘평창 롱다운’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F&F의 디스커버리익스페디션, 오렌지팩토리, 유니클로의 롱다운 제품 등 사전기획이 잘 된 브랜드의 시장점유는 기타 겨울의류의 판매실적까지 끌어올리고 있다.

이들 브랜드는 상품기획에서부터 제작, 유통, 판매까지 모두 하나로 통합한 SPA방식의 경영구조를 취하고 있다. 물론 롯데백화점이나 오렌지팩토리는 자사 브랜드이외에도 다른 브랜드의 패션제품을 유통한다. 따라서 롯데백화점과 오렌지팩토리가 제휴한 다른 브랜드의 실적도 좋은 편이다.

이번 같은 특수는 이미 좋은 원단과 부자재를 사용하면서 거품을 제거해오던 브랜드들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자금력이 약한 중소업체의 일회성 이벤트일 경우엔 자칫 도박이 될 수밖에 없다.

잘 팔린다면 다행이지만, 판매가 부실해지면 경쟁력을 갖춘 SPA브랜드들과 달리 대책 없이 재고부담과 손실액을 그대로 떠안아야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이번 기획을 한 롯데백화점측은 재고가 남더라도 납품업체인 신성통상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전량을 즉시 매입했고 침체된 패션업계에도 좋은 영향을 줬다.

그 덕분에 다운의류를 하나, 두 개쯤은 갖고 있던 부동의 소비자들도 롱다운패딩을 구입하고 있고 길거리에는 입은 사람이 넘친다. 모처럼 패션업계도 기지개를 폈다.

패션은 경기에 민감하고 유행패턴도 돌고돈다지만 이번 롱패딩 열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거품가득했던 스포츠아웃도어패션업계가 일등공신이다.

가격대비품질이나 성능이 우수하다는 뜻의 가성비제품은 이젠 소비자들의 관심사다. 그동안 거품이 센 제품을 자주 접하던 소비자들은 착한 가격에 좋은 품질을 가진 제품을 원한다.

그동안 그 욕구를 오렌지팩토리나 유니클로 같은 소수의 브랜드가 채워왔다. 가격은 저렴해도 우수한 품질과 디자인을 만들어 낸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두 브랜드 덕분에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 잘 팔리는 시장이 형성된 셈이다.

그 틈새에 롯데백화점과 신성통상이 만나 14만9000원이라는 가격에 거위솜털과 깃털 비율 80:20평균 충전량 400그램의 제품을 내놓았다. 홍보력이 강한  브랜드답게 대부분의 뉴스를 통해서 '가성비가 우수한' '거품을 뺀' '착한 가격'의 롱다운패딩이란 각종 수식어 등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납품업체인 신성통상은 자신들의 제품가격이 정상가격이란 이미지를 쌓는데 성공했다.

평창다운을 사전에 기획한 롯데백화점입장에서는 평창올림픽조직위에 브랜드사용료로 판매금액의 10퍼센트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물류, 인건비 등 운영비를 계산하면  백화점측의 수익마진은 거의 없다. 고객에 대한 사은과 평창올림픽을 응원하는 대한민국대표 유통브랜드의 보기 드문 마케팅인 셈이다.

하지만 롯데백화점에 납품을 한 신성통상 염태순 대표의 자사가 책정한 제품가격이 “비정상의 정상화”란 말로 자신들의 제품가격을 어필한 인터뷰는 광고홍보력이나 자금력이 없는 중소영세 납품제조업체와 브랜드 입장에서는 반가울 수만은 없다.

신성통상이야 백화점과 협력이 쉬운 ‘탑텐’ ‘지오지아’ ‘올젠’ ‘유니온베이’ ‘폴햄’ 같은 유명브랜드를 가진 패션업계의 간판급 기업이다. 때문에 가진 영향력과 자금력으로 비수기에 사전물량확보를 하고, 다운이나 원재료 및 임가공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중소업체의 경우는 같은 주문을 받더라도 유통업체가 요구하는 납기일정을 맞추기가 어렵다. 그만큼 이익도 줄어든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좋은 물건을 저렴하게 구입하는건 당연하다. 그러나 브랜드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운영경비와 재투자를 할 수 있는 이익 정도는 남겨야만 고용을 창출하고 더 나은 시장을 활성화 할 수 있다.

업체마다 똑같은 제품이라도 규모에 따라서 판매가는 차이가 난다. 또 거품가격이란 것도 대량생산의 경우 납품원가대비 소비자가를 4~10배 이상씩 부풀리기 때문에 생긴 말이지 패션업계의 특성상 2~3배 마진을 붙였다고 생긴 말은 아니다.

정의의 여신 유스티치아(Justitia)가 눈을 가리고 저울을 들고 중심을 잡고 있는 것처럼 '패션한류'와 업계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이번 평창다운의 성공처럼 유통업체와 납품업체, 브랜드가 함께 상생할 수 있고 가성비가 좋은 꾸준한 상품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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