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전경 <사진제공=인천공항공사>

[인천=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공식 개장 한 달여를 앞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이 막바지 공사로 분주한 모습이다. 작업모와 안전화를 착용한 근로자들은 영하 10도의 매서운 한파에도 아랑곳 않고 손님맞이 준비에 여념이 없다.

T2 외부에는 시멘트 가루 포대 등 건축자재들이 차곡차곡 쌓여있다. 면세점과 각 항공사 라운지 등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위한 재료들이다. 전체적인 외관을 비롯한 굵직한 공사는 마무리됐다.

< 사진=이세정 기자>

3층 출국장 문을 밀고 들어서는 순간 '와'하고 감탄사가 터졌다. 전면 유리로 제작된 벽면을 통해 쏟아진 겨울 햇살이 T2 내부를 가득 채웠다. 인공 조명과는 다른 포근한 느낌이다. 빗살무늬에서 고안된 천장 디자인은 이색적이다. 높은 천장은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했다.

12일 오전 방문한 T2는 내년 1월 18일 공식 개장한다. 지난 2009년 6월부터 약 8년간 4조9303억원의 비용이 투입돼 건설됐다. 2013년 9월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된 이후 4년 만에 완공됐다. 대한항공을 비롯해 '스카이팀' 소속인 델타항공·에어프랑스·KLM항공 등 4개사가 전용으로 이용한다.

T2의 연면적은 38만4336㎡다. 지하 2층, 지상 5층으로 구성됐다. T2가 수용할 수 있는 연간 여객수는 1800만명에 달한다. 이번 T2 개장으로 수용 가능 여객은 기존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처리 가능 화물은 450만톤에서 500만톤으로 늘어난다.

전체 규모는 제1여객터미널(T1)의 71% 수준이지만, 시각적으로 더 넓게 느껴졌다. T2 층고가 25m로, T1보다 5m 가량 높기 때문이다. 출·입국시 대기 공간을 대폭 확대한 점도 크게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다. 환승객을 위한 보안검색 및 카운터 지역은 T1 대비 2.4배 늘렸다.

T2는 IT 기술과 자연친화적인 설계, 차원이 다른 고객 편의 시설 등 세계적인 수준의 기반 시설을 갖춘 최첨단 '스마트 에어포트(Smart Airport)'를 지향한다.

T2는 입·출국 수속을 더 편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간 이동거리는 T1의 223m에 비해 대폭 단축된 59m다. 무빙워크 3개로 이동해야 하는 T1과 달리, T2는 1개면 충분하다. 또 버스·철도 대합실이 T2와 바로 연결돼 있다. 여름 폭염이나 겨울 눈 등 날씨 걱정이 없다.

셀프 체크인 존 <사진=이세정 기자>
셀프 체크인 <사진제공=대한항공>

교통센터에서 T2로 들어서면 '셀프 서비스 존'이 눈길을 끈다. 여러 대의 무인 체크인 기기(키오스크)가 일렬로 배치돼 있다. 고객은 여권이나 예약번호, 전자항공권 번호, 회원번호, 바코드 중 한 가지만 있으면 직접 수하물 택을 발급받을 수 있다. 

셀프 서비스 존 22대, 일반 카운터 20대, 수하물 탁송 전용 카운터 20대 총 62대다. T1(92대)보다 적지만, T2의 승객 수용능력을 감안하면 인당 처리 속도는 더 빨라진다. T1은 100만명당 1.7개, T2는 100만명당 3.4개 수준이다.

고객이 스스로 짐을 탁송할 수 있는 셀프 백 드롭(Self Bag drop) 기기도 34대가 설치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1명의 승객이 2개의 짐을 부친다고 가정할 경우 T1는 2분 30분이 소요되지만, T2는 30초도 채 걸리지 않는다"며 "수속 대기 시간을 20분 가량 단축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이세정 기자>

또 고객 편의를 향상시키기 위해 수하물 저울의 높이를 낮췄고 바닥과 컨베이어 벨트의 간격을 줄였다. T1에 비해 10~15cm 낮아졌다. 수하물 컨베이어 벨트 속도 역시 T1보다 1.5배 향상됐다. 수하물이 투입되는 즉시 컨베이어 벨트가 작동하고, 이동 속도는 분당 420m다. 16년 전 기계를 사용하는 T1에 비해 4배 가량 빨라졌다.

보안 검색 시간은 줄어들었다. 최신 원형 검색기를 24대 설치해 보안을 한층 강화하면서도 검색에 걸리는 시간도 단축시켰다. 수하물을 찾는 시간 역시 축소됐다. T2는 수하물 고속 처리시스템이 적용돼 기존 대비 승객들이 더욱 빠르게 수하물을 찾을 수 있다.

T1은 출·입국장이 여러 개로 분산돼 접근성이 떨어졌다. 반면 T2는 출·입국장을 각각 2개씩으로 집중 배치해 접근성을 강화했고, 동시에 대기 시간을 줄였다.

전자세관신고시스템 <사진제공=대한항공>

'위치 기반 서비스'는 ICT와 스마트폰을 연계해 공항 내 고객 위치에 따라 다양한 편의 정보를 제공해 준다. 출발 게이트 근처에 승객이 접근하면 탑승권, 라운지 위치, 탑승 시각 안내 등의 정보를 자동으로 표출해 준다. 승객이 잘못된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 올바른 터미널 정보를 안내해 줄 수도 있다.

출입국 관리, 세관 검사 등에도 첨단 장비가 사용된다. 52대에 달하는 자동입출국심사대에는 카메라가 자동으로 승객의 얼굴과 전자여권상 사진을 비교해 일치 여부를 판단하는 '워크 스루(walk through)' 시스템이 적용됐다. 세관 모바일 신고대도 6대가 설치돼 종이 세관신고를 대체한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라운지 홀 투시도 <사진제공=대한항공>
A존에 마련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이달 중으로 완공될 예정이다. <사진=이세정 기자>

대한항공은 야심작이라고 할 수 있는 '프리미엄 체크인 라운지'를 마련했다. 하이 클래스 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대한항공 일등석 승객은 탑승수속부터 수하물 탁송, 음료 서비스, 출국심사 안내까지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특히 서편 A존에 마련된 '프리미엄 체크인 카운터'는 별도의 칸막이가 쳐져있다. 프리미엄 고객만을 위한 공간을 특별히 준비한 것. 이달 내 완공을 앞둔 만큼 아직 내부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수속 카운터 앞에 줄을 서도록 유도하는 봉이 설치되지 않는다. 대한항공의 프리미엄 고객은 줄을 설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T2 서편에는 1등석 탑승객만을 위한 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운영한다. 프레스티지석 승객들을 위해서는 서편 400석, 동편 20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조성한다. 또 비즈니스석을 탑승하는 밀리언 마일러클럽과 모닝캄 프리미엄클럽 회원을 위한 130석 규모의 전용 라운지를 별도 운영한다.

패스트트랙 <사진=이세정 기자>

T2에는 퍼스트클래스 승객이 곧바로 프리미엄 체크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 패스트트랙' 2개가 마련됐다. 하지만 패스트트랙 입구에는 출입을 통제하는 폐쇄 알림판이 부착돼 있다. 시설이 완비됐음에도 불구, 국토교통부가 '위화감 조성'의 이유로 패스트트랙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 국토부는 추후 T2 운영 상황을 지켜본 뒤 패스트트랙 이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국제선 이용 승객 상위 20개 공항 중 패스트트랙을 운영하지 않는 공항은 인천공항이 유일하다.

영유아나 노약자,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한 라운지와 교통약자우대 출구는 서편과 동편 각 1개씩 총 2개가 마련했다.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이세정 기자>

우기홍 대한항공 부사장은 "T2 오픈을 한 달 앞두고 승객들이 서비스에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마지막까지 안전이나 보안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내년 초 미국 델타항공과의 조인트 벤처가 시행되면 T2가 아시아와 미주를 연결하는 허브 공항으로 발전하는데 대한항공이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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