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 광화문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이 거래 시세를 보고 있다.<제공=빗썸>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정부의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국내 비트코인 거래시세가 폭락사태를 빚고 있다.

11일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2분 기준, 비트코인 시세는 1코인당 1778만원 초반선에 머물고 있다. 이는 지난 8일 1코인당 2500만원 수준과 비교, 불과 삼일만에 무려 35% 가량 빠진 것이다. 비트코인의 시가 총액도 현재 252조8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정부 규제 발표 다음날인 9일 오후 2시 1400만원대 중반까지 오가며 40%이상 떨어지다 현재 1700만원대를 보이며 소폭의 등락을 계속하고 있지만 상승 여력은 약해진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그동안 단기적으로 급락한 뒤에도 이를 뛰어넘는 시세를 분출해 왔다며 오히려 급락을 매수 기회를 삼겠다는 이들도 적지 않다. 또 변동성이 커지다 보니 단기 차익을 노리는 투기성 자금도 대거 몰려들고 있다. 올해 1월 초 1000달러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만 무려 25배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전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20% 이상이 한국에서 이뤄지고 있고, 한국내 비트코인 시세는 다른 나라보다 20%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은 비싼 가격에 거래돼 온 실정이다.

정부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대대적인 규제를 검토중이다. 국내 거래소에서의 전면 거래금지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8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현행 가상화폐 거래를 형법상 ‘유사 통화 거래 행위’ 및 사기 수단으로 판단, 국내 거래소 거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와 기획재경부, 법무부 등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를 구성, 관련 논의를 진행중이다. TF는 이르면 다음주 중으로 가상화폐에 대한 다각도의 규제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의 이같은 강경 방침은 지난 4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상화폐 거래소 인가제 도입 여부와 관련,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한 이후 4일만에 나온 것이다.

최 위원장은 당시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열린 '청년창업 콘서트' 참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가상화폐 거래소 관련 질문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규제 중심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빗썸 홈페이지 캡처화면

TF를 주도하는 법무부 관계자도 이날 "최근 관계부처와 가상화폐 거래의 심각성 및 이에 대한 대책에 대해 긴밀한 협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무부는 세부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강력한 규제 정책이 나올 것임을 뒷받침 했다.

이와 관련, 기획재정부도 최근 은행들이 일정 규모 이상 금액을 해외 가상화폐 거래소 등에 입금하는 투자자들의 해외송금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정부가 대대적 규제에 나선 것은 가상화폐의 사행성 투기 행태가 이미 심각한 수준이고, 금융사기 등 가상화폐를 이용한 각종 범죄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화폐 부작용 우려는 비단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의 폭락 우려에 금융 IT 기업들의 가상화폐 사용을 내년부터 금지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은행의 핀테크 담당자 이완 준난토 헤르디아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앙은행 조사에서 가상화폐 거래가 매우 불안정하고 기준도 없고 보증인도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라며 "누구도 비트코인을 감독하고 책임지지 못해 리스크가 높고 광범위하게 확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 최대 선물 거래시장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가 10일(현지시간, 한국시간은 11일 8시)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한다. 기관투자자들도 정식으로 비트코인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그러나 비트코인에 대한 당국의 거래금지를 포함한 규제 움직임이 본격화되자 관련 파생상품 참여·출시 등에 관심이 없다는 분위기를 보였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는 관계당국이 허가해야 관련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관계당국 허가 없이 직접 참여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 상품을 추진하지 않는 게 아니라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들의 가상화폐 선물 상품 출시와 관련, 월가의 억만장자 마이크 노보그래츠는 “처음에는 거래가 한산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비트코인 상승에 베팅하고 있으며, 비트코인에 투자하기 위해 5억달러의 헤지펀드를 구성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어떻게 CBOE의 선물이 거래되는 지를 유심히 지켜본 뒤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며 “초기에는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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