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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현대차 노조의 도넘은 '도발'

[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한동안 잠잠하다 했다. '귀족노조'의 표상인 현대자동차 노조가 또다시 파업을 벌였다. 이번 파업은 기습적이었다. 동시에 치사했다. 부정적인 여론이 빗발쳤고 노조는 슬그머니 파업을 풀었다.

갈등의 시작은 현대차가 올해 6월 첫 양산을 시작한 소형 스포츠유틸리치차량(SUV)의 증산 여부였다. 코나는 울산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노사는 지난 10월부터 코나 증산을 위해 기존 11라인에 이어 12라인에서 추가 생산하는 방안을 놓고 팽팽히 맞서왔다.

코나는 내년 1분기께 북미 출시를 앞두고 있다. 당장 12월부터 미국 수출이 예정돼 있는 만큼, 물량 확보를 위한 추가 생산은 필수적이다.

노조는 작업에 투입되는 인력의 1인당 작업시간(맨아워) 협의 외에도 납득하기 힘든 요구를 줄지어 내놨다. 울산1공장 노조 일부 대의원은 생산라인에 창문을 설치할 것을 요청했고 현장 관리자의 전출과 협력업체에 맡겼던 부품 생산을 자신들의 공정으로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받아줄 수 없었다. 창문 설치는 현행 소방법에 위배되는 내용이다. 노조가 인사권을 두고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 역시 부당하다고 판단, 이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다.

사측은 지난 24일부터 1공장 12라인에 코나를 전격 투입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노조원은 40여분간 생산라인을 쇠사슬로 묶어 격렬하게 항의했다. 노조 대의원들도 가만있지 않았다. 대의원들과 공장 관리자 사이에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했다. 결국 관리자 2명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이후 울산1공장 사업부는 27일 오전 11시30분을 기점으로 긴급 파업을 선언, 11·12라인 생산가동을 잠정 중단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노조를 향한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노조는 파업을 선언한지 34시간 만인 28일 밤 10시부터 스스로 생산을 재개했다.   

무엇보다 잘 나가는 코나를 '악용'했다는 점에서 노조를 향한 분노는 거셌다. 노조는 코나 생산을 멈추면 안달이 난 사측이 굴복할 것이라 생각했다. '갑(甲)질'이나 다름 없는 행태였다.

코나는 지난 7월 공식 출시 후 월평균 4145대씩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산 소형 SUV 후발주자임에도 불구, 출시 직후 왕좌를 꿰찼다. 현대차의 부진한 내수 실적도 만회시켰다. 코나 기세에 힘입어 현대차는 지난달 국산차 업체 중 유일하게 전년 대비 판매가 늘었다.

하지만 노조는 신경쓰지 않았고 코나를 볼모로 파업을 전개했다.

현대차는 24일 일부 가동 중단과 27일 파업으로 1230대(174억6000여만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입었다. 28일 파업 손실까지 포함하면 200여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노조가 근로자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것은 정당하다. 하지만 회사 경쟁력은 안중에 없는 '도 넘은 떼쓰기'가 과연 정당한 지 의문이다.

노조는 현재 파업을 멈췄지만, 잠시일 가능성이 크다. 재개 여지는 충분하다. 노사는 코나 생산 라인 확대 여부를 추후 협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협의점을 찾지 못하면 파업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 실제 노조 내부에서는 사측에 '백기투항' 했다며 반발이 일고 있다. 지난달 새롭게 구성된 집행부가 강경투쟁을 예고한 점도 우려가 커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파업은 국민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 잦은 파업이 현대차의 경쟁력을 떨어트리는 원흉이라는 인식도 생겼다. 일각에서는 생산 거점을 해외로 옮기는 것이 오히려 현대차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이야기한다.

노조는 더 나은 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집중해야 한다. 라인을 멈추고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하다간 영원히 라인이 멈추는 일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세정 기자  sj@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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