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모리스 '아이코스' (좌) BAT코리아 '글로'(우)

[이뉴스투데이 민철 기자]‘아이코스’의 필립모리스와 ‘글로’의 BAT코리아가 딜레마에 빠졌다. 세금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 압박과 동시에 후발주자인 KT&G ‘릴’이 초기 흥행에 성공,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늘리고 있어서다. 

최근 궐련형 전자담배의 개별소비세를 일반담배의 90% 수준으로 올리는 개별소비세법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된 데 이어 담배부담금과 담배소비세, 지방교육세를 올리는 관련 개정안들이 심의에 돌입한 상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4일 궐련형 담배에 붙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을 현행 438원에서 750원으로 312원 올리는 건강증진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지방세법 개정안을 논의 중인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담배소비세를 528원에서 897원, 지방교육세를 232원에서 395원으로 90% 수준으로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진통 끝에 궐련형 담배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126원에서 529원으로 403원 인상되는 안을 통과시켰다. 담배 세금 구조가 개소세를 기준으로 하고 있어 개소세가 오르면 관련 세금도 오르게 된다.

개소세 인상 처리로 관련 상임위내에서도 큰 이견이 없어 상임위 및 본회의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늦으면 내년 1월부터 궐련형 전자담배 한 갑당 부과되는 세금이 지금보다 큰 폭으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예상대로 인상안이 통과될 경우 20개비가 들어있는 담배 한 갑당 세금이 현재 부과되는 금액보다 약 1230원 오른 2970원이 된다. 현재 세금은 1740원이다.

이에 따라 아이코스와 글로, 릴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KT&G가 전용스틱 ‘핏’의 가격을 현재 4300원으로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으면서 필립모리스와 BAT의 고민을 깊게 만들고 있다. 현재 필립모리스 전용스틱인 ‘히츠’, BAT ‘네오스틱’ 도 ‘핏’과 같은 4300원이다.

가격 상승 압박 속에서 방대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KT&G가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경쟁 제품의 판매율 하락은 불가피하다.

당장 지난 4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궐련형 담배를 출시,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아이코스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출시 이후 9개월 동안 무려 5000만갑 이상 팔렸고, 11월 판매량 기준 국내 담배시장의 6%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더욱이 KT&G의 ‘핏’이 ‘히츠’와 호환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필립모리스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일단 필립모리스와 BAT는 제품 가격 인상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KT&G의 추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행 가격을 유지해야 하지만 세금 인상분을 반영하지 않을 경우 수익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현재 각 상임위의 세금 인상 결정을 지켜보고 있으며 최종 국회에서 처리되는 것을 지켜보고 가격 인상 논의를 논의할 계획”이라며 “일반 담배에 비해 궐련형 담배의 제조 원가가 높은 만큼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BAT도 비슷한 입장이다. BAT측 관계자는 “(세금 인상에도)현행대로 판매할 경우 손해를 봐야 하는 지경”이라며 “국회에서 최종 결정되면 테이블에 올려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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