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준호 한국기계연구원 대구용합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박사가 <사진=강민수 기자>

[이뉴스투데이 강민수 기자]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고령의 A 할머니는 얼마 전 정형외과 수술을 받았다. 불편한 고령의 몸을 이끌고 수술 예후를 살피는 10분 정도 진료를 받기 위해 왕복 6시간이나 걸리는 도시 큰 병원까지 오가는 일이 고생스럽다.

현재 도서 산간, 군부대, 원양어선 등 의료 소외지 환자를 위한 원력의료 시스템이 운용되고 있다. 다만, 주로 화상통신으로 상담이나 문진만이 가능하므로 원력의료를 적용하기 위한 질환과 부위가 매우 제한적이다.

초음파 영상진단의 경우 비침습적이고, 인체에 무해, 진단 과정이 간단하면서 단면 해부 영상을 실시간으로 직접 볼 수 있으므로 진단 가능한 질환이나 부위가 매우 다양하다. 진단 부위마다 전문가가 따로 있고, 많은 경험과 훈련을 받은 초음파 진단 전문가들만이 장비를 운용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이동이 편리하도록 초음파 진단 장비가 점차 작아지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초음파 진단 전문의가 직접 의료 소외지에 파견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사진=강민수 기자>

한국기계연구원은 서준호 대구융합기술연구센터 의료기계연구실 박사 연구팀이 로봇 기술과 ICT 기술을 융합해 도서 산간 거주자나 움직임이 불편한 고령 환자들이 도시 큰 병원을 찾지 않아도 초음파 영상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원격영상진단 시스템 RADIUS(래디어스)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도심지역 병원 영상전문의에게 필요한 '마스터 로봇'과 원격대상 지역 환자에게 필요한 '슬레이브 로봇'을 개발했다. 울릉보건의료원과 서울 삼성병원, 욱성미디어 등과 협력으로 인터넷망만 연결돼 있으면, 화상통신과 초음파 진단영상, 로봇 제어가 가능한 전용 통신 플랫폼도 개발하고, 성공적으로 원격 초음파 영상진단 테스트를 마쳤다.

서 박사는 "도심지역 초음파 진단전문의가 마스터 로봇 초음파 진단 기구를 평소와 같이 움직이면 원격대상지역 환자 위에 놓인 슬레이브 로봇이 똑같이 움직이면서 초음파 영상을 얻어낸다"며 "화면에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마스터 로봇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슬레이브 로봇이 민첩하게 구현할 수 있도록 회전 구동기를 기반으로 한 병렬 로봇을 만들었다. 도심지 의사가 손에 쥐고 진단하는 도구 '프로브'를 360도 회전시키기 위해 골격 중간에 관절을 하나 추가했다.

서 박사는 "의사가 초음파 진단을 할 때 팔의 속도를 분석해 마스터 로봇과 슬레이브 로봇 움직임을 테스트한 결과, 육안으로 봤을 때 오차를 감지하지 못할 정도로 실시간 구현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손으로 들 수 있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도 강점이다. 진단 도구인 프로브를 제외하면 사람 몸 위에 올라가는 슬레이브 로봇은 1.5kg에 불과하다. 현재 시장에 출시된 프랑스 A사 제품은 3.5kg 수준으로 별도 거치대가 필요하고, 프로브 자유도도 떨어져 연속적인 진단이 어렵다.

다만, 이 시스템이 정식 의료 기기로써 임상 허가를 받는 과정이 남아있어 실용화에 약 2~3년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 박사는 "향후 마스터 로봇을 조작하는 전문의에게 슬레이브 로봇과 환자간 접촉 힘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햅틱'기술까지 개발할 계획"이라며 "개발된 기술이 현장에 적용돼 국민 건강을 지키고 환자는 더욱 편하게 진료 받을 수 있는 따뜻한 기계기술이 확산될 수 있도록 후속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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