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이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제공=금융위원회>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정부가 정부가 다주택자의 추가 대출을 억제하고 차주의 상환 능력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26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회사 여신심사 선진화 방안'에는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 도입으로 상환능력 중심의 선진화된 여신 관행을 정착하고,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 및 준비된 창업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대책에는 내년 1월부터 기존 DTI 산정방식을 개선한 신 DTI를 도입한다. 현재 DTI는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받을 때 기존 대출의 경우 이자상환액만 반영하지만, 신DTI는 기존 대출 원리금 상환액까지 더해 대출한도를 결정한다.

이렇게 되면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이 추가 대출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게 된다.

차주 소득은 입증가능성을 파악하기 위해 최근 '2년'으로 기간을 늘린다. 예외적으로 소득이 없는 퇴직자 등을 대상으로는 증빙소득이 아닌 연금납부액 등 인정소득과 카드사용액 등 신고소득은 소득산정 시 일정비율(인정 5%·소득 10%)을 차감하고 최대 5000만원으로 한도를 제한한다.

주담대를 2건 이상 보유한 차주의 경우 DTI 산정 시 모든 주담대 원리금 상환부담 전액을 반영한다. 복수 주담대의 경우 두번째 주담대부터 만기를 15년으로 제한, 대출 기간을 늘려 DTI 규제 회피를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장래소득 상승이 예상되는 경우 소득산정 시 일정비율을 증액한다. 현재는 만 40세 미만 무주택 근로자만 장래예상소득 반영이 가능하지만 차주의 연령 제한 없이 2년간 근로소득 증빙자료를 제출한 차주의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경우 증가분을 반영한다. 

선의의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2년간 증빙소득 확인 의무를 배제하고, 일반 대출신청자보다 높은 증액한도를 인정한다. 이사 수요 등 일시적으로 2건의 주담대를 쓰는 경우 즉시 처분하면 기존 주담대를 그대로 적용하고, 2년 내 처분하면 두 번째 주담대의 만기제한을 적용하지 않는 등 차등 적용한다.

주택담보대출 뿐 아니라 마이너스 통장을 포함한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포함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DSR이 내년 하반기 은행권부터 도입된다. 금융당국은 일단 은행들이 자율적 체계에서 운용토록 하는 시범 기간을 거친 뒤 내년 하반기 금융회사 관리지표로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DSR에 적용하는 소득 산정방식은 신DTI 소득 산정 방식과 동일하게 입증 가능성, 안정성, 지속가능성 등 객관성이 우수한 증빙소득을 우선 인정한다. 국민연금 등 인정소득과 카드사용액 등 신고소득도 활용할 수 있지만 소득차감 등 페널티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 기준에 따른 소득 산정이 어려울 경우에는 금융회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한다. 예를 들어 우수거래고객 대출 등 증빙소득을 보지 않는 신용대출의 경우 인정·소득을 확인해 DSR을 산출하거나, 소득을 보지 않고 고(高)DSR 대출로 분류해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이뉴스투데이 DB>

정부는 신규 가계대출 취급액 중 고DSR 비중을 일정비율 이내로 관리하는 포트폴리오 관리를 통해 여신관리 지표로 활용한다.

금융회사의 고객정보 분석 등에 필요한 일정기간 동안에는 공식적인 DSR 관리기준 등을 제시하고 않고 시범운용 등을 통해 DSR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된 후 고DSR 비율을 간접적인 리스크 관리기준으로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하반기 은행권에 먼저 도입하며 제2금융권 등 비은행권에 대해서는 2019년 2분기에 도입할 예정이다.

내년 3월부터는 부동산임대업 여신심사 시 RTI(임대업이자상환비율)를 산출해 적정성 여부를 심사하게 된다. 정부는 RTI 기준으로 주택 1.25배, 비주택 1.5배를 제시, 대출을 더 까다롭게 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임대업 여신 심사시 연간 임대소득 대비 이자비용을 토대로 산출되는 RTI를 산출해 해당 대출의 적정성 여부를 심사한다.

임대소득은 임대건물 혹은 사업장별 임대차계약서, 공신력 있는 시세 자료, 감정평가서, 주변 시세 등을 근거로 산출한다. 이자는 해당 임대건물에 기존 대출이 있을 경우 이자비용을 합산하고 금리 상승에 대비한 스트레스 금리(최저 1%p)를 가산한다.

정부는 RTI가 주택 1.25배, 비주택 1.5배 이상인 건에 대한 대출 취급 시 활용토록 기준을 제시했다. 금융위가 A은행에 의뢰한 RTI 도입 시 영향 분석 결과를 보면 주택임대업 RTI 1.25배 적용 시 2014~2017년 부동산임대업 대출의 21.2%가 기준에 미달했다. 비주택임대업 RTI 1.5배 적용의 경우에는 같은 기간 비주택임대업 대출의 28.5%가 기준 미달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내년 1월 구체적인 은행권 개인사업자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뒤 3월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2금융권 도입 여부는 은행권 도입 결과를 지켜보며 추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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