랑방스포츠 이미지 <사진=한섬>

[이뉴스투데이 김은지 기자] 패션 시장 소비 위축이 장기화하면서 주요 기업이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현대백화점그룹 패션전문기업 한섬은 최근 일부 수입 브랜드를 철수하는 등 사업 조정에 들어갔다. 

한섬은 랑방스포츠와 랑방액세서리, 버드바이 쥬시꾸뛰르 등 수입 브랜드와 계약관계를 고려한 ‘전개 중단’ 을 검토하고 있다. 일레븐티와 이로, 쿠플스, 이치아더, 벨스타프 등 수입 브랜드 5개의 철수 또한 고려 중이다. 

한섬은 프랑스 럭셔리 브랜드 랑방과 손잡고 2014년 럭셔리 시티웨어 랑방스포츠를, 2015년 잡화브랜드 랑방액세서리를 론칭했지만 계속된 불황에 브랜드 철수 절차에 돌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무조건적인 사업 규모 축소가 아니라 새 브랜드를 전개하는 등 다양한 검토를 하고 있다”며 “이는 선택과 집중 차원으로 향후 포츠, 로샤스 등 뉴 럭셔리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섬은 최근 ‘포츠1961(포츠)’과 국내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 첫 매장을 오픈했다. 포츠는 1961년에 론칭했으며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유럽·북미·아시아권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는 ‘뉴 럭셔리’ 브랜드다. 한섬은 올 초 프랑스 패션 브랜드 ‘로샤스’의 판권도 확보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07년부터 전개하던 바나나 리퍼블릭의 국내 영업을 지난 9월 종료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는 브랜드 수는 총 50여 개다. 이중 바나나 리퍼블릭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크지 않은 데다 전 세계에 걸친 바나나 리퍼블릭의 고전이 브랜드 철수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바나나 리퍼블릭은 미국 대표 의류브랜드 갭(Gap)의 자매 브랜드다. 9월 갭과 바나나 리퍼블릭을 소유한 ‘갭’그룹은 3년 내 갭과 바나나 리퍼블릭 매장 200개의 문을 닫겠다고 밝혔다. 계속된 실적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바나나 리퍼블릭의 철수 대신 올해 판권을 인수한 영국 대표 디자이너 브랜드 폴스미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끌로에, 프랑스 향수 브랜드 딥티크 등 해외 명품 사업에 힘을 쏟는다는 전략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하반기 론칭할 예정이었던 자체 핸드백 브랜드는 국내 잡화 시장 업황이 좋지 않은 만큼 조금 더 시간을 갖고 고려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2016년 2월 국산 핸드백 ‘쿠론’으로 잘 알려진 코오롱인더스트리FnC(코오롱FnC) 석정혜 전 이사를 액세서리(잡화)담당 상무로 영입하는 등 잡화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공을 들였다. 

하지만 석 상무가 신세계인터내셔날을 떠나면서 핸드백 사업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패션 시장을 비롯해 핸드백 시장 불황도 계속되고 있다”며 “브랜드 론칭이 연기되기는 했지만 관련 사업 불발이 아니며, 좀 더 큰 그림을 위한 재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섬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앞서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코오롱 FnC도 브랜드 재편을 단행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해 7월 21년간 운영해온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의 철수를 결정했다. 엠비오의 철수와 함께 로가디스의 프리미엄 라인을 갤럭시 브랜드로 흡수·재편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재편했다.

LF는 올해 상반기를 마지막으로 27년간 운영해온 ‘타운젠트’의 영업을 중단했다. 타운젠트를 철수하는 대신 마에스트로의 세컨브랜드 ‘블루라운지 마에스트로’를 하반기 론칭했다.  

코오롱FnC는 브렌우드, 지오투의 그간 중복됐던 스타일과 타깃층을 재편하고 지난 10월부터 단계적으로 매장 재배치에 나섰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 트렌드는 매년 바뀌고 각 패션기업들은 매년 2~3개 씩 신규 브랜드를 전개하고 있다”며 “트렌드에 뒤처지고 성과가 나지 않는 브랜드 대신 성장 가능성이 높은 브랜드를 끌고 가는 작업을 지속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남성복 시장이 지난해 역신장을 벗어나며 소폭 반등했지만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2.4%로 침체를 지속하고 있다. 올해 여성복 시장은 2.3%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1.5% 성장한 6조3114억 원의 규모가 될 전망이다. 올해 잡화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전년비 1.2%가 역신장해 2조758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패션 시장은 2015년에 이어 40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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