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6일 사임 표명을 밝힌 후 자동차에 올라 인사하고 있다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기자] 한국e스포츠협회를 통해 롯데홈쇼핑으로부터 3억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제3자 뇌물수수)를 받는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이 20일 검찰에 소환된다. 전 전 수석이 혐의 내용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과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 전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부패 혐의로 검찰에 불려 나와 조사를 받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6일 전 전 수석이 제출한 사임원을 19일 처리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밝혔다.

전 전 수석은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시절인 2015년 7월 롯데홈쇼핑이 자신이 사실상 지배력을 행사하는 한국e스포츠협회에 3억3000만원의 후원금을 내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롯데 후원금 외에도 전 전 수석이 협회 핵심 인사들과 공모해 협회 자금을 임의로 사용한 의혹도 파헤치고 있다.

검찰은 이외에도 전 전 수석의 가족이 롯데홈쇼핑이 비자금으로 사들인 로비용 기프트카드를 사용한 정황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전 수석의 전직 비서관 윤모씨와 김모씨, 브로커 배모씨를 업무상횡령, 범죄수익은닉(자금세탁) 등 혐의로 구속하고 한국e스포츠협회의 '결재라인'에 있는 조모 사무총장(사장 권한대행)도 구속했다.

검찰은 측근들의 일련의 범행 과정에 전 전 수석이 관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당시 e스포츠협회 명예회장이자 롯데홈쇼핑 재승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위원이었다.

검찰은 회장, 명예회장 등 직함을 갖고 e스포츠협회 운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전 전 수석이 협회를 사유화하고 윤씨, 조씨 등을 움직여 불법을 행한 정황이 짙다고 보고 전 전 수석을 강도 높게 조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전 전 수석은 16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그저 한결같이 국민만 보고가는 대통령님께 누가 될 수 없어 정무수석의 직을 내려놓는다"면서도 "그러나 저는 지금까지 게임에 대한 우리사회의 부당한 오해와 편견을 해소하고 e스포츠와 게임을 지원 육성하는데 사심 없는 노력을 해 왔을 뿐, 그 어떤 불법 행위에도 관여한 바가 없다"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검찰은 그간 수집한 증거 자료와 전 전 수석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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