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16일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창립 15주년을 맞아 거래소 서울 사옥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ESG(환경·사회적책임·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 및 심포지엄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스튜어드십코드의 도입으로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확대되고 국내 상장사들의 낮은 배당성향과 증시 저평가 문제가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또 우량기업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기업 성장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스튜어드십코드란 연기금이나 자산운용사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지분을 보유한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는 의결권 행사 지침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주 친화 정책을 강조하며 화두로 떠올랐다. 올해 시범적으로 도입되고 있으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돼 효과를 실감하는 첫해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스튜어드십코드가 성공적으로 국내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과 기관투자자 간의 소통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지난 16일 창립 15주년을 맞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국제회의장에서 1부로 ESG(환경·사회적책임·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을 시행한 데 이어 2부에서는 'ESG 정책 변화와 기업의 역할 모색'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 이 같은 내용의 논의가 이뤄졌다.

심포지엄 제1세션에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대에 따른 기업의 과제와 역할'을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이날 참석한 발표자들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영권 하이자산운용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주주 친화 정책으로 배당 성향을 개선하고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특징이 있다"며 "한국과 주식시장의 구조가 유사한 일본 또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고 사외이사의 비중이 증가했으며, 사회책임투자의 규모도 확대됐다"라고 전했다.

최 대표는 또 "기관투자자가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고, 주주 관여 활동을 통해 기업과 소통이 증가할 것"이라며 "이는 영국 및 일본의 설문조사 사례를 볼 때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며 또한 투자의사 결정 시 ESG분석을 중시하고 사회책임투자의 비중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제공=한국거래소>

김임근 신한금융지주 상무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은 한국 증시의 저평가 문제를 개선하고 우량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기회"라며 "영국의 사례를 볼 때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우량기업에 대한 관심과 가치가 증가한 바 있으며, 일본에서도 코드 도입 이후 주주친화 정책을 시행한 기업의 주가수익률이 증가했다"라고 설명했다.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되지만 기업의 경영활동에 기관의 참여가 확대되는 변화가 생기는 만큼 기업들이 기관투자가들과 소통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김임근 상무는 "주주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와 관여는 기업의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는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위험에 대해 기업은 투자자와 자문기관에 대한 적극적 소통과 전사적 대응체계 마련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강화를 통해, 위험이 아닌 개선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다"라고 제안했다.

이에 따른 노력으로 "신한금융지주는 현재 IR팀에서 투자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고 있는데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다양한 이해관계자 및 관심 사항 다변화에 따라 CEO, 전략/재무 리스크 관리팀, IR팀, ESG 관련 부서 등 전 그룹이 유기적 대응을 하는 방향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최영권 대표는 "스튜어드십코드 도입과 관련해 의결권 행사의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의심과 커뮤니케이션의 어려움 등 기업 입장에서는 여러 가지 우려가 있다"며 "이는 이해 상충 방지 정책 공개와 미공개정보 활용에 대한 관리 감독, 규제 등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기업은 IR 활동을 강화하고,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ESG 정보를 공개해 투자자와의 상호작용을 향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정책연구본부장은 "영국 상장사들에 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상장회사의 58%가 영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이후 투자자의 관여 활동이 증가했다고 밝혔으며, 미국도 PwC의 설문조사를 통해 같은 현상을 확인했다"며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기업은 투자자(주주)와의 대화가 회사에도 유용하다는 점, 주주와의 능동적 대화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필요하다는 점, 핵심주주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 등을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심포지엄 2세션에서는 'ESG 정보공개 강화에 따른 기업의 대응 과제' 에 대해 논의했다.

김홍석 메리츠자산운용 상무는 "사회적책임투자(SRI) 펀드 운용 초기에 ESG 평가 점수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투자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투자가치 등을 기본으로 하고, ESG를 기업의 장기 지속성의 리스크 판단 기준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필터링을 실시하고 포트폴리오를 변경해 투자수익률의 개선을 이뤘다"고 전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은 16일 창립 15주년을 맞아 한국거래소 서울 사옥 국제회의장에서 1부로 ESG(환경·사회적책임·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 시상식을 시행한 데 이어 2부에서는 'ESG 정책 변화와 기업의 역할 모색'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제공= 한국기업지배구조연구원>

SRI 펀드 운용 과제에 대해서는 ESG 관련 정보의 부족과 리스크에 대한 측정이 어렵다는 점을 뽑았다.

안수현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기업은 ESG 요소 및 정보공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투자자가 중요하다고 보는 ESG 정보를 충실히 제공해야 한다"며 "ESG 정보 제공 기준은 아직 확립되지 않았으나, 개념과 입장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로 지적했다.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축사에서 ESG 관련 정보 제공이 활성화되도록 하기 위해 '지배구조 공시제도' 의무화 추진, 기업의 지배구조 보고서 공시 독려, 스튜어드십코드 안착 지원 등 3가지를 중점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조명현 기업지배구조원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자본시장은 지난해 말 스튜어드십코드를 제정하고, 올해 시범 시기를 거쳐 내년엔 본격 시행돼 그 효과와 여파를 실감할 수 있는 첫해가 되리라 예상한다"며 "스튜어드십코드가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충실히 지원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기업지배구조원은 이날 코스피 상장사 733곳과 코스닥 상장사 119곳 가운데 S-Oil, 안랩, SK, CJ프레시웨이 등 4곳을 올해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시상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