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중구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우리은행이 새 행장 후보를 뽑기 위한 공모 절차를 없애기로 하고 본격적인 선임 절차에 착수했다.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는 17일 첫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지원자들의 신청을 받아 후보군을 정하는 공모 절차를 생략하기로 결정했다.

임추위는 "헤드헌터사를 통해 우리은행의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조직 안정과 지속 성장을 위해 경영 능력과 덕망을 갖춘 행장 후보군을 물색해왔다"며 "신속한 절차 진행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번 행장 선임에서는 공모 절차를 생략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월 행장 선임 당시 우리은행과 우리금융지주의 전·현직 부행장·부사장급 이상, 계열사 대표이사 등 내부 인사로 후보군을 제한하고 지원자들의 공모 절차를 거친 바 있다.

이번 행장 후보군에 외부 인사까지 포함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이날 임추위에서는 외부 인사 포함 여부에 대한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임추위가 헤드헌터를 통해 후보군을 받는다면 외부 인사가 포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추위는 조만간 2차 회의를 열고 후보군 압축과 선정 절차 등 차기 행장 선임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다음주 초 공표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후보 추천 범위를 외부인사까지 확대했다는 이야기가 불거진 데 대해 노조가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우리은행지부(우리은행 노조)는 지난 14일 "임추위가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 갈등을 빌미로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강력 반발했다.

임추위 내부에서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등 은행 내 계파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조치로 외부인사를 후보군에 포함시킨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는 데에 대한 지적이다.

왼쪽부터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우리은행 노조 관계자는 "실제 내부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어느 후보가 어느 출신인지 알지도 못한다"며 "계파갈등은 이미 오래 전 일이 됐는데 이를 빌미로 외부 낙하산 인사를 하려는 게 아닌가 의문이다"고 성토했다.

이어 "현 사태의 본질은 취업비리로 불거진 내부 혼란의 문제"라며 "내홍을 추스리고 조직을 안정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부 사정에 밝은 인사가 차기 행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성명서를 통해서도 "우리 구성원들은 과거 외부 낙하산 인사에 의한 폐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외부 낙하산에 의해 오히려 계파갈등 및 줄서기가 더욱 극심해지고 무책임한 단기 성과주의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겪은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임추위는 근거없는 여론몰이와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고 꼬집기도 했다.

당초 지난 10일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임추위에서 참여하지 않기로 하면서 내부 인사 쪽에 무게가 쏠렸었다. 정부가 빠진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임추위가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지난 1월 차기 행장 조건으로도 우리은행 및 계열사 부행장급 이상 경력을 조건으로 내걸기도 했다.

그러나 임추위 안팎에서 외부 인사설이 파다한데다 예보가 여전히 우리은행의 지분 18.5%를 갖고 있는 단일 최대주주여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과정에 외부 입김을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끊이질 않고 있다.

우리은행의 한 사외이사는 14일 "아직 외부 인사로 후보 풀을 확대하기로 내부적으로 확정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여전히 상존한 계파갈등에 따라 (행장 선임 뒤) 추후 논란이 재론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서 내부 토의를 거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으로 불거지는 '관치 논란'에 대해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불쾌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14일 한·영 금융포럼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 (임추위에) 예금보험공사도 참여하지 않는 상황인데 누가 그런 우려를 하느냐"며 선을 그었다.

현재 차기 행장 후보로는 이미 사임 의사를 밝힌 이광구 행장을 대신해 대행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손태승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박영빈 전 경남은행장 등 내외부 인사가 골고루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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