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국내 10대기업의 법인세 납부비중이 애플 등 미국 기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나 국회에서 진행 중인 법인세 인상론은 폐기가 마땅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 의뢰로 서울시립대 최기호 교수가 진행한 '한국과 미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 비교'연구에 따르면, 지난 10년 누적된 유효법인세율은 한국 10대 기업이 19.5%로 미국 10대 기업 25.2%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유효법인세율은 하락세를 보인 반면 한국기업의 세율은 지속적인 상승세가 이어졌다. 지난해 한국 10대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은 21.8%를 기록하며 미국 세율(18.3%)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한경연은 한국 기업의 유효법인세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 배경으로 지난 몇 년 간 증세를 목적으로 추진된 국내 대기업 대상의 각종 세금공제·감면 축소를 지적했다.

실제로 세법개정으로 대기업의 최저한세율이 16%에서 2014년부터 17%로 높아진 동시에 R&D 공제 축소도 지속돼 왔다.

국내 과세표준 2천억원 초과 대기업의 R&D공제율은 지난 2013년 13.5%에서 2016년 4.0%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세제지원으로 유효법인세율이 하락했다. 미국은 2015년 R&D 세액공제의 일몰기한을 폐지해 영구화하고, 당해연도에 공제하지 못한 세액공제액은 20년간 차기연도로 이월할 수 있게 하는 등 지원 확대 정책을 추진해오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법정세율 대비 유효법인세율도 지난 10년 동안 한국은 79.4%, 미국은 71.9%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10대 기업이 미국 기업보다 법정세율에 가까운 높은 법인세를 납부해온 것을 시사하며 특히 작년 한국의 유효법인세율은 90.0%를 기록한 반면, 미국 10대 기업은 52.4%에 불과했다.

최기호 서울시립대 교수는 "미국이 우리나라보다 법정법인세율이 10%p 이상 높지만 미국 기업들은 저세율 국가에 소재한 해외자회사로의 소득이전을 통해 법인세를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동일 업종 내 기업사례에서도 우리 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높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유효법인세율이다. 2010년 이후 삼성의 유효법인세율이 애플보다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유환익 한국경제연구원 정책본부장은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 한국 주요기업의 법인세 부담이 결코 적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법인세를 35%에서 20%로 파격 인하하려는 움직임을 주시해야 한다"며 "미국과 반대로 우리나라가 3%p 인상한다면 이는 우리 기업의 경쟁력만 훼손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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